하지만 이날도 어김없이 엄마는 제가 아무것도 못 하게 했습니다.
아빠는, 부모 품을 떠나 홀로 지내는 딸에 대한 걱정을 아침 식사 메뉴를 묻는 것으로 대신하고는 했습니다.
엄마는 구경조차 해본 적 없는 낯선 요리들을 어디선가 배워와 우리 자매에게 선보이는 것을 좋아했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지?’ 하는 무기력과 공허함이 내면을 파고들었다.
“집에 아기를 혼자 두고 왔으니까 걱정이 돼서 얼른 가는 거야.”
내가 쓴 편지들도 누군가에게 두고두고 읽고 싶은 편지면 좋겠다.
어미와 자식 간의 이별은 가축들에게도 아픔이고 슬픔인가 봅니다.
나는 힘든 일을 작은언니에게 몽땅 떠맡기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했다.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어도 먼저 미안하다고 해봅시다.
마음씨가 따뜻한 아이들과 함께 동화를 만들며 어느새 제 마음에도 온기가 가득 찼습니다.
오늘도 나는 엄마에게 받았던 사랑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딸에게 ‘내리사랑’이라는 걸 흉내 내는 중이다.
세상 천지에 너희 아빠처럼 자식한테 극진한 사람 없다.
휴대폰으로 주고받은 짧은 대화에도 ‘아들이랑 연락하니까 힘이 난다’면서.
수필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고 보니 감사한 일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인지 계단에서 식구를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