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함성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 아직 다 채워지지 못한 것뿐이야.
참으로 억울했습니다. 저는 하라는 대로 초록불에 건넜는걸요.
‘발표는 좀 부실해도 리포트 점수가 좋으면 낙제는 면하겠지.’
“하루를 분초를 쪼개며 바쁘게 살아도 정작 해야 할 중요한 일을 미루고 하지 않는다면 그건… 게으른 거예요.”
“오늘은 관찰 일지를 쓸 거야. 내일 수업 시간에 친구들에게 널 자랑할 거거든!”
집에 돌아온 기념으로 이름 지어주는 거 어때요?
‘민국아, 어서 일어나! 어서!’ 저만치서 아버지가 손을 내밀었다.
“이제부터는 제가 이 나라를 지키겠습니다. 염려 마시고 아버지 어머니, 건강하십시오! 필승!”
내게는 태어날 때부터 ‘김도완 시인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눈시울 뜨겁게 하는 아버지의 고달픈 삶을 돌아본다.
엄마는 항상 병원 일로 바빴다. 끊임없는 수술 일정, 돌봐야 할 환자들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언젠가는 내가 엄마와 같은 의사가 되어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평생 치유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아픔에서 벗어나게 해준 엄마의 사랑이 지금 이 순간, 영숙에게도 절실했다.
언젠가는 모두 떠날 테니까 같이 있을 때 더 사랑하고 아껴줘야 한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