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Maria Perez
남편은 선반, 거울, 샤워기 등을 설치하는 기술자입니다. 직장을 잠시 쉬게 된 저는 혼자 일하는 남편을 돕기로 했습니다. 함께 거울과 유리문 등을 옮기고 그때그때 필요한 장비나 공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남편의 보조로 일했을 뿐인데도 오후쯤 되면 기진맥진했습니다. 남편 혼자 이 모든 일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정해진 시간 안에 일을 끝내려고 제때에 식사를 못해 뒤늦게 도시락을 먹으면서도 남편은 불평 한마디 없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남편이 하는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남편이 자신의 일에 대해 말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할 정도였지요. 심지어 기껏 차린 저녁 식사를 잘 먹지 않는다고, 늦은 시간 귀가한 남편을 타박하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알았습니다. 남편에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남편을 다정하게 맞이하려 합니다. 정성껏 만든 음식을 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도 나눌 겁니다. 남편이 언제나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보온 도시락도 장만하고요. 하나님께 받은 사랑, 가장 가까운 남편과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