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실라 Sushila Baraili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시온 식구들은 모두 가정에서, 목회자 가정인 저희 부부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됐습니다. 텅 빈 성전에서 둘이 찬송과 기도를 드렸지요. 식구들이 없는 교회는 고요했습니다. 적막한 성전을 둘러보며 한 식구 한 식구가 떠올랐습니다. 미소 가득한 얼굴로 “복 많이 받으세요” 하며 따뜻하게 주고받던 인사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던 모습이 그리웠습니다.
“자녀들 없는 천상의 영화가 무슨 의미가 있으며, 마음이 이토록 아픈데 어찌 기쁨을 느낄 수 있겠습니까?”라는 대사로 하늘 어머니의 심정을 표현한 영상이 생각났습니다. 식구들 없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동안, 자녀들을 향한 그리움으로 까맣게 타들었을 어머니의 마음이 더 절실히 와닿았습니다. 자녀를 삶의 전부로 여기시는 어머니처럼 식구들을 보살피지 못했음을 깊이 뉘우치며 시온에 모이지 못하는 사이 혹여 외로운 식구가 없는지 살피겠노라 다짐했습니다.
한자리에 모여 예배드릴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날마다 기도드립니다. 사랑하는 시온 식구들이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