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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내 동생

2020.11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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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어려서부터 질투심이 강했다. 좋은 것은 내가 먼저 가지고 싶어 했고,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려 했다. 질투심의 발단은 두 살 터울의 동생이었다. 어느 순간 나타난 동생이라는 존재가 나에겐 사랑과 관심을 뺏어가는 대상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나보다 체구가 작은 동생에게 부모님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나를 늘 언니로, 동생은 늘 아기로 보는 것 같아 불만이었다. 그래서인지 앨범에는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동생 옆에 서 있는 내 사진이 종종 등장한다.

    여섯 살이 되고 동생과 외출을 했다. 부모님은 내게 동생 손을 꼭 붙잡고 다니라고 했다. 가족과 함께였는지 동생과 나 둘뿐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날 동생을 잃어버렸다. 집은 난리가 났고 나는 야단을 맞았다. 당시에는 동생이 걱정되는 마음보다 빨리 동생이 찾아져서 꾸중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꽃집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동생을 찾았고 그제야 집안은 조용해졌다.

    성인이 되고 한 방송에서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사연이 방영됐다. 당시 사정이 생겨 두 아들을 잠시 고아원에 맡겨두었는데 둘 다 너무 어렸기에 형은 동생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잃어버리게 되었다. 시간이 한참 흘러 어른이 된 형은 방송을 통해 동생을 찾았고, 스튜디오는 울음바다가 됐다.

    잃어버린 동생을 찾았을 때 형의 마음은 어땠을까. 평생 죄인처럼 살았을 것이고, 동생을 찾고도 미안함에 가슴이 미어졌을 것이다. 철없던 시절의 나는 동생을 잃어버리고도 아무 감정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야 그게 얼마나 큰일이었는지 깨달았다. 동생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지금은 안다. 친구로도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을 달래주던 사람이 동생이었으니까.

    영적으로 아직 찾지 못한 동생이 있다. 하늘나라에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던 소중한 영의 형제자매들이다. 어서 동생들을 찾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이제야 찾아서 미안하다고. 너무 보고 싶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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