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는 글입니다.
남궁영복
갓 운전면허를 땄을 때 일입니다. 아들을 태우고 가는 길이라 여느 때보다 조심해서 운전했습니다.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에 들어서서는 더욱 긴장해 운전대를 꽉 잡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가속도가 붙어 내려가는 차의 핸들을 붙잡은 손에선 진땀이 났고, 머릿속은 온통 아들이 안전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아들이 잘못될까 너무 두려웠습니다.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갔습니다. 다행히 과속방지턱을 지나면서 차의 속도가 급격히 줄었고 도로 옆의 논 쪽으로 핸들을 돌려 간신히 멈췄습니다. 부랴부랴 아들의 상태부터 살폈습니다. 놀라긴 했지만 하나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감사 기도를 드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온몸에 힘이 쭉 빠졌습니다. 운전에 능숙해진 지금도 그 길을 지날 때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습니다.
그 짧은 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아찔한데 분초를 아껴 전 세계 자녀들의 안위를 살피시는 하늘 어머니의 심정은 어떠실지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자녀들이 세상 풍파에 휩쓸리지 않을까, 크고 작은 고통을 견디느라 울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 영혼을 세심한 보살핌과 관심으로 고이고이 지키시는 어머니. 오늘 제가 느끼는 안온함에도 하늘 어머니의 사랑이 닿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