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드리러 시온에 갈 때면 가장 처음 마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에도 추운 겨울날에도, 새벽에도 저녁에도 늘 맡은 자리를 지키고 서서 주차 자리를 안내하는 식구들입니다.
매주 하나님께 나아오는 식구가 많은 만큼 교회를 오가는 차량도 정말 많습니다. 제가 속한 당회 앞은 큰길에서 여러 주차장으로 길이 나뉘는 구조여서, 수많은 차량이 질서 정연하게 주차하고 이동하려면 안내가 꼭 필요합니다. 여러 갈래에서 움직이는 차량의 질서를 잡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길이 금방 혼잡해지기 때문입니다.
하루는 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는 차들을 바라봤습니다. 각각 다른 주차장에서 나온 차량들이 주도로로 빠져나가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길게 늘어진 차량 행렬은 무언가를 기다렸는데, 바로 안내자의 신호였습니다. 봉사자의 두 손에 들린 경광봉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잘 보고 있다가, 출발하라는 신호가 주어지면 차량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멈추라는 신호를 받으면 누구랄 것 없이 속도를 낮추고 멈춰서 다른 갈래에서 출발하는 차량을 기다렸습니다. 서로 눈빛과 손짓을 주고받으며 차례대로 움직이니 길게 늘어서 있던 차량들이 어느새 원활하게 빠져나갔습니다.
차량의 이동을 위해 분주히 경광봉을 움직이는 안내자들을 보며, 그분들의 봉사와 노력으로 많은 식구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했습니다. 안내자들은 매연과 먼지로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그분들이 식구들에게 건네는 밝은 미소만큼은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차량 안내 봉사뿐 아니라 예배 안내, 청소, 식사 준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서로를 돌아보며 협력하는 모든 시온의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형제자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식구들의 모습에서, 우리를 섬겨주시고 희생하신 하나님의 모습이 느껴져 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아름다운 시온이 어떤 곳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그에게서 온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입음으로 연락하고 상합하여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엡 4장 16절) 하신 말씀을 실천하는 곳이 연합을 이루는 시온, 하나님께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시온이 아닐까요.
누구든 높임받고 귀히 대접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이 서로를 높여주고 귀히 대접하기를 바라십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하나님께 한 것이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저도 형제자매를 존중과 섬김으로 대하며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한 시온을 만드는 데 힘쓰겠습니다. 소중한 사람에게는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을 넉넉하게 표현하겠습니다. 모든 영혼을 소중하게 여기신 아버지 어머니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