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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콩을 심으면서

202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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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가 일손 돕기 봉사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일하기 편한 복장과 챙 넓은 모자, 팔 토시, 목 수건을 챙겨 콩밭으로 갔습니다. 미리 심은 콩에 싹이 나 있었고 저희가 할 일은 싹이 나지 못한 자리에 한 번 더 콩을 심는 일이었습니다.

    싹이 없는 자리를 찾아 땅을 파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했습니다. 땅속 깊게 심겼거나 물이 부족했던 콩에서 이제야 싹이 나려는 중이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흙을 살짝 다시 덮어 싹이 자라게 해주었습니다. 흙이 얕아 햇볕에 타거나 물이 부족해서 말라버린 콩도 있었습니다. 그런 곳에는 콩을 두 개씩 다시 심었습니다. 잎사귀는 하나도 없이 줄기만 삐죽 나온 경우도 있었는데 벌레가 먹어서 더 자라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땅속 벌레를 없애고 다시 콩을 심어야 싹이 난다고 했습니다. 개중에는 벌레가 이파리를 먹어버렸지만 아래쪽 줄기에 새로운 이파리를 낸 기특한 콩도 있었습니다. 콩을 새로 심으며 주변의 잡초도 모두 뽑았습니다. 잡초가 흙의 양분을 뺏고 콩이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콩이 싹을 잘 틔우게 하려면 좋은 땅을 살짝만 파서 콩을 심어야 하고 비가 적당히 내려야 합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천국 복음을 농사로 비유하셨는데 정말 적절한 비유같습니다. 콩을 너무 깊이 심으면 싹이 흙을 뚫고 나오기 힘들고, 너무 얕게 심으면 새가 먹어버리거나 햇볕에 말라버리기에 농부는 알맞은 깊이에 콩을 심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우리가 믿음의 길을 걸어가며 겪는 고난이 너무 크면 힘겨워 지쳐 넘어질까, 고난이 없으면 약해서 쓰러질까 염려하시며 우리가 이길 수 있을 만큼의 고난을 주십니다. 또 때에 따라 적절한 말씀과 사랑으로 보듬어 우리가 튼튼하게 자라도록 도우십니다.

    콩 심기를 마치고 밭을 바라보니 밭고랑이 처음보다 더 반듯하고 깔끔해 보였습니다. 함께한 식구가 콩이 자라면 지금보다 훨씬 예쁜 밭이 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농부의 눈에는 잘 자란 콩보다 귀한 보화는 없겠지요. 우리가 정성과 수고로 심은 콩이 잘 자라길 기대하면서, 아버지께서도 우리가 아름다운 성령의 열매를 주렁주렁 맺어 천국 곳간에 들어가기를 바라시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믿음도 쑥쑥 키워서, 긴 세월 농부로서 고생하신 아버지 어머니 마음에 쏙 드는 알곡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도 우리를 알곡으로 기르시며 천국으로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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