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Menu

깨달음

아버지라는 삶의 무게

2025.04658
  • 글자 크기



  •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사는 것은 무거운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지는 일입니다. 특히 어디에도 기댈 곳 없이 밑바닥에서부터 맨손으로 가정을 꾸려가기란 기적 같은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던 시기에는 대부분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한 지인은 아기가 태어났을 때 자식이 생겼다는 기쁨보다 앞으로 아기와 어떻게 먹고살지에 대한 걱정이 커 병원 밖으로 나가 한없이 울었다고 합니다. 저도 외환위기에 일거리가 뚝 떨어져 수입이 없을 때 생계 걱정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잠 못 이루며 기도한 날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가장이 지는 책임감의 무게는 막중한 것 같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육신의 모습으로 오셔서 짊어지신 삶의 무게는 어떠했을까요. 저는 아버지께서 하셨던 석수 일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편한 일을 하고 있지만, 때로는 어깨가 무너질 듯 아프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께서는 그 고된 일을 하시며 고통을 어찌 견디셨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납니다. 저야 영양가 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병원에서 치료받은 후 약을 먹으면 통증이 완화됩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이 땅에서 복음을 이끄시던 시절, 우리나라는 먹을 것도 귀하고 형편이 매우 어려워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버지께서도 편찮으실 때 병원에서 치료받거나 약을 잘 드실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신 채 고된 일을 하시고 밤늦게까지 자녀 살리기 위한 생명책자를 기록하셨습니다. 저는 육체노동을 한 날이면 너무 피곤해 만사가 귀찮고 그저 누워서 자고 싶을 뿐입니다. 겨우 씻고 밥을 먹은 뒤 숟가락을 놓으면 1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잠들어 버립니다. 그 상태에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너무 힘들고 피곤하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눈꺼풀이 자동으로 감기는데 아버지께서는 그 상태를 견디며 밤새도록 책을 쓰셨다는 게 놀랍기만 합니다. 얼마나 피곤하고 힘드셨을까요.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점들을 아버지 어머니께 하소연이라도 할 수 있지만 아버지께서는 이야기할 상대도 없이 고통과 괴로움을 그저 묵묵히 감내하셨습니다. 누구나 힘들고 아프면 표정이 일그러지기 마련인데 아버지께서는 항상 인자하게 웃으셨다니, 혼자 속으로 삭이신 괴로움은 다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자녀들을 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당신의 힘듦, 피곤함, 아픔, 괴로움을 참아내시며 노심초사하셨을 아버지…. 아버지, 당신께 죄지은 자녀들을 어찌 그리 귀히 여기셨나이까. 아버지께 너무나 죄송합니다. 아버지의 크신 희생과 사랑 덕분에 오늘날 시온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 창성하고 자녀들은 시온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립니다. 아버지 희생의 공로를 덧입어 살아가는 자녀로서 아버지께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며 아버지의 짐을 나누어 짊어지는 든든한 아들이 되겠습니다. 저희와 항상 함께하시고 사랑해 주시는 엘로힘 하나님께 영원한 감사를 올립니다.
    더 보기
    뒤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