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일손돕기 봉사로 과수원에 가서 자두를 수확했습니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수확용 가방을 하나씩 받아 열매를 따기 시작했는데 바닥에 크고 튼실해 보이는 자두가 많이 떨어져 있어 의아했습니다. 한 그루 수확을 마치고 다음 나무로 이동하려면 어쩔 수 없이 바닥에 떨어진 자두를 밟고 이동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버려진 자두에 대한 안타까움은 열매를 하나하나 딸 때마다 더욱 커졌습니다. 큼지막하고 빛깔도 좋아 보여 잘 익었을 줄 알았더니 막상 꼭지를 따면 한편이 썩거나 멍든 열매, 벌레 먹은 열매가 많았습니다. 특히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미세한 구멍이 난 자두를 반으로 잘랐을 때 안이 썩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처럼 상처가 있거나 벌레에 노출된 열매가 튼실한 열매와 섞이면 단 하루 만에 멀쩡한 열매까지 상해버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흠이나 상처가 없고 벌레 먹지 않은 자두만 수확해 출하용으로 선별한 뒤 나머지는 전부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애써 농사지어 다 자란 열매를 일부러 버리는 농부는 없을 겁니다. 농부는 모든 열매가 병충해를 이기고 튼실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하루 수확을 도우면서도 알토란 같은 열매를 찾아낼 때마다 정말 기쁘고 반가웠는데 풍성하게 거둬들인 열매를 보는 농부의 마음은 얼마나 뿌듯할까요. 반면 버려지는 열매들을 보면 또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영적 농부이신 하나님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점도 흠도 없이 온전한 모습으로 거듭나 천국에 입성한 자녀들을 바라보실 때는 더할 수 없이 기쁘실 테지만 그 반대라면 한없이 슬프실 테지요.
흠이 난 상태로 나무에 붙어 있던 자두처럼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생각으로 병들어 가는 영혼을 방치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앞으로는 하나님께 기쁨 드리도록 점도 없고 흠도 없는 튼실한 영혼이 되기 위해 노력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