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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향기

오씨 형제 이야기

2023.04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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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동창들 중에 하나님의 교회에 다니는 친구가 있지 않을까?’

    진리를 영접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는 설레는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먼저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아내를 따라 신앙의 첫발을 뗀 뒤로 친구들 중에 시온 가족이 있는지 늘 궁금했습니다. 그저 궁금해한 것만이 아니라 친구들이 하나님의 축복 속에 거하길 바라며 동창회와 같은 행사가 있으면 용기 내어 성경 말씀을 전했지요. 하지만 그렇게 친했어도 진심을 알아주는 이는 없었습니다. 가장 친했던 친구마저 냉정하게 진리를 거부해 가슴이 아팠습니다.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불교 집안에서 자랐고 딱히 종교가 없던 저 같은 사람도 하나님을 믿게 됐으니 다른 사람도 충분히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요. 하나님께서는 시온에서 여러 동창을 하늘 가족으로 만나게 해주시며 그 미약한 믿음을 현실로 이루어 주셨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흔하지 않은 ‘오’씨 성을 가진 친구가 한 반에 세 명, 다른 반에 또 한 명 있었습니다. 그 네 명이 고향을 떠나 각자 다른 지역에서 살다 엘로힘 하나님을 영접하게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10여 년 전쯤, 옥천고앤컴연수원에서 교회 행사에 참석했을 때였습니다. 제 앞에 낯익은 얼굴이 보이기에 같은 당회에 있다 타지로 전출 간 분이겠거니 했는데, 순간 초등학교 친구 얼굴이 스쳤습니다. 다가가서 인사하니 세상에, 동창인 오○○이었습니다. 수십 년 만의 생각지 못한 만남에 친구도 믿기지 않는지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습니다. 얼마나 놀랍고 반갑고 감사하던지요.

    몇 해 전에는 타 당회에서 저희 시온에 예배를 드리러 온 장년부 식구와 잠시 대화를 나누다 그 시온에 저와 같은 초등학교 출신에, 비슷한 연배의 오△△이라는 형제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해 본 결과 역시나 함께 운동장을 누볐던 친구가 맞았습니다.

    친구들은 믿음의 가정을 꾸리고 자신의 위치에서 복음에 헌신하고 있었습니다. 저처럼 동창들 중에 아직 못다 찾은 하늘 가족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진리 말씀을 전하면서요. 한 친구는 절친한 동기로부터 “나한테 전도할 거면 연락도 하지 마라, 다른 친구들에게도 전도할 생각 하지 마라”는 가슴 아픈 말을 듣기도 했지만 굴하지 않고 복음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한 영혼을 구원하는 일이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다가도 친구들을 보면 다시 힘이 불끈 솟았습니다.

    작년 봄에는 동창회에서 만난 또 다른 친구에게 말씀을 전하다 “어? 오□□도 울산에서 하나님의 교회 다니는데”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그 친구에게 연락처를 받아 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 연락을 받고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는 오□□는, 자초지종을 듣고 너무 반가워하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렸습니다.

    그해 여름, 휴가를 맞아 오씨 동창 넷이 가족과 함께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직접 얼굴을 보기는 40여 년 만에 처음인 친구도 있어 잠시 어색하기도 했지만 안부를 묻고 시온의 향기를 나누며 금세 하늘 가족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국에서 형제자매가 모두 모이면 이렇게 즐겁겠구나 싶기도 했고요.

    친구들은 어느덧 환갑에 다다른 나그네 세월에, 가장으로서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가 버겁기도 하지만 하나님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산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거저 받은 축복을 우리만 누리지 말고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자는 다짐도 함께했습니다.

    다짐을 곧장 행동으로 옮기면서 연합의 힘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오□□가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놔준 친구는, 제게서 하나님의 교회에 대해 듣기 전에 이미 오□□한테서 진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진지하게 성경 말씀을 살펴보라는 저희 두 사람의 권유를 애써 외면해 왔지만, 저희 넷이 합심해서 기도하고 함께 구원받고픈 진심을 담아 진리를 전하자 마침내 마음을 열고 새 언약 진리를 영접했습니다.

    예전에는 복음을 전하다가 벽에 막히면 마음이 위축되고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다시 용기를 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요.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주위에 우리가 찾아 구원의 길로 인도해야 할 영혼이 분명히 있고, 시온의 형제자매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연합한다면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저희 넷은 앞으로도 힘을 모아 동기 동창에게 부지런히 구원의 기별을 전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어린 시절의 인연뿐 아니라, 앞으로 만나게 될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잃은 영혼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미약한 저희 발걸음이 전 세계 복음 완성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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