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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향기

포기하지 않으면

2023.04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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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교에 입학하고 자취를 시작하면서 인연을 맺은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와 자취하면 좋은 사이도 나빠진다는 말이 있어 조금은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마찰이 없도록 집 안에서부터 청소, 설거지, 빨래 등 집안일에 솔선수범했습니다. 마음 문이 열린 친구는 투룸임에도 저와 한 방에서 지냈습니다. 자연스럽게 하나님 말씀도 전할 수 있었지요.

    친구는 제가 아침에 오디오 설교를 청취하려 하면 자신이 듣고 있던 노래를 끄기도 하고, 우리 교회를 오해한 학과 친구가 제 신앙에 관해 안 좋게 말할 때는 보디가드처럼 나서서 저를 변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친구가 꼭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으면 해서 여러 차례 시온에 초대했습니다. 그때마다 친구는 “네 신앙을 존중하는 것뿐이야, 너도 나를 존중해서 종교는 강요하지 않았으면 해”라며 거절했습니다. 단호한 친구의 모습에 서운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해서 전처럼 살갑게 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때쯤 “열매 없는 것이 믿음 없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는 것이 믿음 없는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듣든지 아니 듣든지 구원의 소식을 알리는 것은 하나님 자녀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였는데 몇 번 거절당했다고 달라진 제 태도가 부끄러웠습니다. 하나님께 회개의 기도를 드리고 친구에게 그간 소홀하게 대한 것을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친구를 시온에 초대했는데 친구는 흔쾌히 초대에 응했습니다.

    마음은 있었으나 당시 이런저런 사정으로 침례를 받지 못했던 친구는 이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가게 되었고 서로 바빠 만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틈틈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진리 말씀을 전해주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나 휴무라 너 보러 갈까 하는데.”

    저녁에 삼일 예배가 있다는 제 말에 친구는 “맞다. 화요일 너 교회 가는 날이지. 그럼 나도 갈래. 나 너네 교회 가봤잖아. 아! 저번에 못 받은 침례도 받으면 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습니다. 진짜냐며 연거푸 되묻는 제게 친구는 말했습니다.

    “지수야, 지금까지 네 말 들어서 잘못된 적은 없었던 것 같아. 그리고 네가 지금까지 보내준 영상 다 봤어. 그대로 해야 복받는 거 아니야?”

    친구는 서울에서 공주까지 내려와 함께 저녁 예배를 드리고 침례의 축복도 받았습니다.

    서울에 올라간 뒤에는 안식일 예배에도 참석했습니다.

    친구를 하나님께 인도하면서, 포기하지 않으면 정말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고 이루어 주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합의 힘이 얼마나 큰지도요. 자매님이 인도되기까지 시온 식구들이 오랜 시간 변함없이 함께 기도해 주었기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은혜로운 결실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저도 함께 복음의 길을 걷는 식구들에게 미력하게나마 복음의 힘을 보태겠습니다. 사랑하는 식구들이 천국 가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차게 믿음의 달음박질을 할 수 있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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