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공화국.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위치하고 탄자니아와 짐바브웨, 잠비아, 말라위, 에스와티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경을 맞댄 나라. 포르투갈어를 사용하고 인구는 3천1백만 명.
모잠비크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나라입니다. 교회 영상물에서 식구들의 뜨거운 복음 열정을 확인한 뒤로 선망하는 복음 밭이 되었지요. 그래서 지구촌 수많은 나라 중에 모잠비크로 단기선교지가 결정됐을 때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새해 시작과 함께 모잠비크행 비행기를 타면서 설렘은 더욱 커졌습니다.
잠깐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비행기에서부터 번역기를 돌려가며 옆 승객에게 말씀을 전했습니다. 장장 28시간을 하늘에서 보낸 뒤에야 모잠비크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짐을 찾고 있는데 공항 밖에서 저희를 쳐다보는 얼굴이 보였습니다. 마중 나온 모잠비크 식구들이었습니다. 식구들을 보는 순간 심장이 멎을 정도로 설렜습니다.
다음 날부터 기대했던 전도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전도지인 알쿠마에와 차만쿨로는 시온에서 걸어서 30~40분 정도 걸렸는데 가는 동안 현지 식구들이 한국어로 “빨리 빨리”를 외쳐서 놀랐습니다. 구원받기를 원하는 영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서두르는 모습에 열정이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진리 말씀을 달게 받았습니다. 한 시간씩 진리 발표를 들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길게는 오전 내내 집중할 정도로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한 사람에게 진리를 전하고 있으면 하나둘 모여 어느새 5명이 한자리에서 말씀을 듣는 일도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개구쟁이 같던 모잠비크 식구들은 말씀을 전할 때는 눈빛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누구를 만나도 막힘없이 진리를 전했고, 성경을 척척 펼치며 상대방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었습니다. 듣는 이들은 진리를 영접하고 싶다며 30~40분 되는 거리를 걸어 시온까지 와서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한 아주머니는 말씀에 관심을 보이며 다음에 오겠다고 하셨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아주머니는 약속대로 안식일날 시온에 와서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잠시 후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렸는데도 자매님은 개의치 않고 저녁 예배까지 모두 드렸습니다. 그다음 주 화요일에는 일찍 시온에 와서 성경을 살피고 삼일 예배 준비를 위해 청소도 도우며 벌써부터 복음 일꾼의 면모를 보여주었지요.
진리를 영접하고 다음 날 친구까지 시온으로 인도한 어느 형제님은 저희가 한국에 돌아가기 전날, “봉 트라발류(좋은 일 하셨어요)”라고 인사했습니다. 모잠비크 시온은 새 식구든 일꾼이든 복음의 가치와 축복을 깊이 깨닫고 있었습니다. 언어 실력도 부족하고 현지 문화도 잘 모르는 우리가 2주라는 짧은 시간에 이처럼 많은 축복을 받은 데는 현지 식구들의 열정과 헌신이 한몫했습니다.
식구들은 말씀을 전하는 일뿐 아니라 복음과 관련된 일이라면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예배가 끝나면 앉았던 의자들을 일일이 닦고 화장실도 변기 뚜껑을 따로 분리해서 닦을 정도로 시온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청소했습니다. 저녁에는 식구들이 안전히 귀가할 수 있도록 형광색 보호 조끼를 입고 배웅해주었고요. 제 생각에는 직장 일로 단기선교 일정에 함께하기가 어렵겠다 싶은 식구들까지 업무를 마치는 족족 전도지로 달려왔습니다. 그래서 늘 하루를 마칠 때쯤이면 처음 출발할 때보다 전도에 참여한 인원이 배나 늘어 있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강행군에 지칠 법도 하건만 피곤한 기색 없이 힘차게 말씀을 전하는 식구들을 보면 저 역시 힘이 샘솟았습니다.
하루는 직장과 시온, 전도 장소를 수없이 오가는 식구들에게 많이 걷고 많이 말하느라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우리를 찾기 위해 더 많이 걸으셨고, 더 많이 전하셨잖아요. 하나님과 동행하는 길이라 그런지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기쁘고 즐거워요.”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서 모잠비크 복음의 열정의 원천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이 땅에 전도하러 오셨다(막 1장 38절)고 하신 하나님과 동행하려면 당연히 복음을 전해야 하고, 전하다 보면 아버지 어머니의 애타는 심정이 가슴 깊이 와닿아 더더욱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단기선교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저 역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면 작은 일이라도 열정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해낼 수 있고 언제까지나 복음에 헌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잠비크 선교를 통해 진정한 동행이 무엇인지 보고 배우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