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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엄마 집

2024.0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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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에서 열리는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을 관람하고 나오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전시회에서 느낀 감동 때문에 엄마가 보고 싶어 전주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친정집에 들렀다 갈까 고민 중이었는데 먼저 연락이 온 것입니다. 엄마는 어쩜 내 마음을 이리도 잘 알까요. 엄마에게 지금 가면 저녁밥을 해줄 수 있느냐고 장난스럽게 여쭈었습니다. 제가 전주에 있는 줄 꿈에도 모르는 엄마는 처음에는 의아해했지만 이내 차분한 목소리로 밥 먹으러 오라고 했습니다.

    엄마가 구워주는 삼겹살로 오랜만에 거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제가 잘 먹는 것을 보고 엄마가 ‘잘 먹으니 좋다’는 말씀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후식으로 과일도 주고 물도 손수 가져다 주셨고요. 저녁 먹은 설거지도 당신이 하겠다며 손도 못 대게 해서 거의 뒹굴뒹굴 먹고 놀기만 하다가 다음 날 아침 일찍 순천으로 출발했습니다. 세상에서 제가 이렇게 맘 편히 먹고 쉴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요? 저도 엄마가 되었으니 이제는 제가 딸에게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고 보니 마음의 근심까지 다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곳이 한 곳 더 있습니다. 바로 하늘 어머니의 집, 시온입니다. 이 땅에서 수많은 자녀들의 슬픔과 아픔을 보듬어주시는 하늘 어머니는 우리 영혼의 영원한 고향이지요. 어머니께서 계시는 시온 보금자리에서 오늘도 아이처럼 행복해하는 저를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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