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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하나님과의 통화

2025.0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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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수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락처 목록에서 아내의 이름을 누르려다가 그 아래에 있는 ‘엄마’를 누른 것이다. 아차 싶어 취소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휴대폰 너머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은 시간에 웬일이니? 무슨 일 있니?”

    “아니요, 그냥 전화했어요.”

    예상치 못한 엄마와의 통화에, 내 입에서 나온 말은 ‘그냥’이었다.

    별 이유 없이 걸려온 아들의 전화가 좋으셨는지, 엄마는 들뜬 목소리로 내 안부를 물으셨다. 나도 이런저런 안부를 여쭙고 나서 늦었으니 쉬시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엄마와의 통화 시간은 1분여 남짓. 그저 잘 지내고 있다는 전화에도 반가워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늘 아버지 어머니가 떠올랐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통화라고 했다. 힘들고 지치거나 하나님의 도움이 절실할 때 두 손 모아 간절히 아버지 어머니를 찾다가도, 어려운 상황이 해결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도의 손길을 멈춰버렸던 내 모습이 생각났다.

    기도할 이유가 생각나지 않을 때에도, 무시로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리라. 자녀 목소리에 미소 지으실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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