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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칠전팔기의 사나이

사도임이23.06.15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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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9질9질하게 매달릴 땐 언제고. 그렇게 이기고 10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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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을 맞은 딸아이가 몸이 근질근질한지 씨름을 하자고 했다. 나는 기꺼이 도전을 받아들였다.

    힘 한 번 못 써보고 피식 쓰러질 줄 알았더니 딸아이는 제법 무게 중심도 잡을 줄 알고 잠깐이지만 버티기 기술까지 구사했다. 대견하기는 해도 나는 딸에게조차 승부사 기질이 생기는지라 봐주는 것 없이 넘겨버렸다.

    한 번도 져주지 않는 엄마이건만 딸아이는 즐거운 표정으로 한 판만 더 하자더니 3판 2승제에서 5판 3승, 나중에는 8판 5승제까지 만들어서는 내 체력을 쏙 빼놓았다.

    “엄마 이제 그만할래. 힘들어서 안되겠다.”

    딸은 드러누운 내 팔을 잡고 일으켰다.

    문득 칠전팔기의 사나이, 바로 두 살 터울의 남동생이 생각났다. 1남 4녀 중 ‘1남’을 담당하는 동생은 어릴 적에 힘과 덩치가 비슷한 나와 놀기를 좋아했다. 하루는 텔레비전에서 씨름 경기를 본 남동생이 씨름을 하자고 했다.

    우리는 작은 방에 들어가 서로의 바지를 붙잡았다. 남동생은 젖 먹던 힘까지 끌어와 기를 쓰고 달려들었지만 2년이나 일찍 태어난 나를 이길 수는 없었다. 나는 동생을 바닥에 메어꽂고는 한껏 비웃어주었다.

    “넌 나한테 안 돼.”

    약이 바짝 오른 동생은 다시 하자며 계속 나를 졸졸 쫓아다녔다. 마지못해 상대해 주면서도 지기는 싫어서 동생을 또 쓰러뜨렸다. 그러면 동생은 한 판 더 하자고 조르고 일곱 번이나 같은 짓을 반복하다 여덟 번째 시합에서 방심했는지 내가 지고 말았다.

    “이게 바로 칠전팔기라는 거다! 하하하!”

    크게 웃으며 방문을 열고 당당히 걸어 나가는 남동생의 태도에 어이가 없어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요즘 씨름을 하자며 조르는 딸아이 덕에 그날의 일을 부쩍 회상하게 된다. 이길 때까지 달려들었던 남동생의 정신력은 높이 살 만했다. 대결에 응하라고 조르던 끈기는 솔직히 부러울 정도였다. 남동생은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력으로 군에서 특전사로 복무했다. 왜소한 체격으로 힘든 훈련들을 어떻게 소화했는지 존경스럽다.

    살면서 칠전팔기의 정신은 정말 중요하다. 세상에 계획대로 척척 진행되는 일이 얼마나 있고, 쉽게 얻어지는 결과가 얼마나 있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덤벼 일궈낸 성과일수록 더욱 값지고 기쁨도 크다.

    눈앞의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서 천국의 축복을 받아내는 영적 승부사가 되어보련다. 나는 비록 연약하지만 하나님을 믿고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꾸준히 도전한다면 마침내 성경 속 ‘이기는 자’의 축복을 받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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