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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모서리에 놓인 화분

2025.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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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실과 안방을 오가는 통로 모서리에 화분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파리가 커다란, 허리까지 올라오는 식물이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이파리 끝이 시들시들하더니 줄기도 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집 화분들의 주인인 엄마가 햇빛도 충분히 쐬어주고, 물도 적당히 주고, 간간이 영양제까지 꽂으며 돌봤는데도 식물이 시든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통로에 화분이 있다 보니 가족들이 오가며 식물과 자주 닿은 탓이었습니다. 집 안을 바쁘게 쏘다니면서 제 다리에 줄기가 스치고 잎이 흔들렸던 기억은 나는데, 그게 식물에게 손상이 갈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직접적으로 충격을 받은 이파리 끝부터 상하다가 결국 뿌리까지 완전히 죽어버렸습니다. 제게는 전혀 타격이 없는 작은 부딪침이었지만 그 식물에게는 마치 황소가 들이받는 듯한 충격이었나 봅니다.

    그제야 엄마가 “내 식물 아프게 하지 마라”, “다닐 때 조심 좀 해라” 하며 주의를 줬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죄송하게도 그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화분이 저한테 소중하지 않기 때문에 막 대했던 것 같습니다. 되레 왜 하필 통로에 화분을 뒀느냐며 엄마에게 성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집에 균형이란 게 있지 않니? 그 화분은 크기로 보나 모양으로 보나 그 자리에 있는 게 어울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당시에는 저한테 주의를 주는 엄마에게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심겨있지 않은 화분에 시커먼 흙더미와 죽은 이파리 몇 개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엄마는 속상해했습니다. 집 분위기도 알게 모르게 우중충해졌습니다. 관상용 식물이니 그다지 쓸모없다고 생각했는데, 잃은 뒤에야 집에 싱그러움을 더하는 존재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온 가족들에게 무심하게 툭툭 던졌던 제 말과 행동이 쌓이고 쌓여 식구에게 상처를 남기지는 않았을까 되돌아봤습니다. 겉으로 아무렇지 않아 보이더라도, 누군가 상처를 받아 혼자서 속앓이를 하다가 기운을 잃지는 않았을까 염려됐습니다.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기까지 많은 시간과 애정이 필요하듯, 한 영혼의 믿음이 성장하는 데도 많은 노력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하늘 어머니께서는 날마다 생명수 말씀을 부어주시며 사랑과 정성으로 저희를 길러주십니다. 그렇게 살리고 키우신 귀한 자녀가 다듬어지지 않은 제 언행으로 인해 다치고 상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우실까요.

    앞으로는 저의 부주의로 어머니께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도록, 형제자매를 더욱 귀히 대하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극진한 사랑으로 돌보시는 소중한 자녀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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