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가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육상 계주 종목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경기 장면을 다시 보니 결과를 아는데도 마음 졸이게 되고,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에서는 손뼉을 치며 기뻐했습니다.
저는 육상 경기 중에서 계주를 특히 좋아하는데, 아마도 어린 시절 운동회의 추억이 강렬하게 남아서인 것 같습니다. 그 시절, 학교에서 운동회가 있는 날은 온 동네 잔칫날과 다름없었습니다. 자녀를 둔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이웃들도 운동회를 구경하러 왔으니까요. 공굴리기, 단거리 달리기, 줄다리기 등 갖가지 종목이 끝나면 마지막 순서로 항상 청팀, 백팀에서 각각 4명의 대표 주자가 나와 계주 경기를 치렀습니다.
신기하게도 계주가 시작되면 운동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지만, 혼자가 아니라 여러 명이 한 팀을 이루어 승부를 가리는 경기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경기가 곧 시작된다는 안내가 마이크를 타고 전해지면 전교생뿐 아니라 선생님들,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던 가족들, 이웃들까지 운동장 트랙 주위로 몰려와 잘 보이는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선수가 달리기 시작하면 관중들은 선수와 함께 호흡했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쏠린 선수의 달음박질을 따라 탄식과 환호가 이어졌고, 다음 주자에게 배턴이 넘겨지면 더 큰 응원 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선수가 넘어지거나 배턴을 놓쳤다가 역전이라도 하면 지진이라도 일어날 듯 운동장이 함성과 박수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마지막 주자가 마지막 한 바퀴를 돌 때면 누가 선수이고 누가 관중인지 모를 정도로 모두가 하나 되었습니다. 어느새 전부 일어나서 목을 빼고 발을 굴렀고, 몇몇은 트랙에 내려가 선수 옆에서 같이 뛰며 목청이 터져라 “빨리, 빨리!”를 외쳤습니다.
결승선이 가까워져 오면 돌고래 소리 같은 응원의 함성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하면 이긴 팀의 관중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느라 바빴고, 진 팀의 관중들은 열심히 달린 선수를 격려하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운동회가 끝나도 계주의 여운은 참 오래 남았는데, 그 순간만큼은 운동장에 있는 모두가 한곳을 바라보며 같은 마음으로 즐거워했기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천국 복음을 전하러 해외로 나아가는 시온 가족들의 물결이 마치 계주 경기 같습니다. 세계복음 완성이라는 경기에 뛰어든 전 세계 식구들이 같은 호흡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다음 선수, 또 다음 선수가 되어 달리는 복음의 계주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달리다 보면 넘어지기도 하고, 잠시 지체되는 일도 생기지만 짜릿한 역전의 순간도 있습니다. 많은 고난을 이겨내고 세계 곳곳에서 형제자매를 찾아 시온을 건설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더 힘찬 응원의 기도와 환호로 지구가 들썩이는 듯합니다. 하늘 어머니의 끝없는 격려와 사랑에 힘입어 이어달리기를 하는 우리를 위해, 하늘 아버지와 수많은 천사들이 보내는 응원 소리도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마침내 승리의 노래가 온 우주에 울려 퍼질 그날까지, 형제자매와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 힘 주고 위로하며 결승선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