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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부족할지라도 시온의 영광을 위하여

20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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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 전 겨울로 기억합니다. 모친이 갑작스럽게 투병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슬픔과 안타까움에 잠겨 있을 겨를도 없이 모친을 간병하고 치료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느라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삶의 무게가 점점 버거워지고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앞에서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습니다. 복음 현장에서도 조금씩 멀어지면서, 놀랍게 이루어지는 예언의 역사를 언제부터인가 그저 구경꾼처럼 바라보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을 때는 자괴감에 속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바른길을 찾아 헤매다 맞이한 어느 안식일, 시온에서 은혜를 나누는 장년부 식구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장으로서 일주일 내내 일에 치이고 사람에 지치는 일상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텐데 모든 여건을 기쁨으로 감당하는 모습이 새삼 놀랍고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에 비해 작은 시련에도 흔들리는 제 믿음은 얼마나 나약한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제가 좋아하는 새노래 한 소절이 떠올랐습니다.

    “부족할지라도 시온의 영광 위하는 너에게 천사의 모습을 보았다네”

    현실의 저는 연약하고 부족하지만 하나님을 위해, 복음을 위해 작게나마 힘을 보태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진리 발표와 온라인 성도 교육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말씀으로 믿음의 중심부터 바로 세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사소해 보일 수 있는 변화였지만 그 힘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믿음이 탄탄해지니 마음의 근력이 생기고 무너진 자존감도 회복되었으니까요. 그러면서 일상에서 감사한 일을 찾으려 노력하고 작은 봉사라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새로운 일에 도전할 용기까지 움텄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가 더 복을 받도록 길을 열어주고 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 무렵 생각지 못하게 학생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소비와 환경보호를 주제로 강의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주기별로 학교에 나가 강의를 진행했는데, 오히려 학생들의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에 제가 더 얻은 게 많았습니다. 어떤 일이든 뜨겁게 몰두했던 학창 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훈훈해지고 열정도 커진 것은 또 하나의 선물이었습니다.

    내적 여유가 생기면서 회사에서도 동료들을 배려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봉사와 기부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참여하고요. 특별한 일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시온에서 늘 보고 배웠던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행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진행한 강의와 봉사활동이 좋은 평가를 얻어 인천시에서 ‘모범선행시민’ 표창을 받은 것입니다. 받은 만큼 베풀고, 가진 만큼 나누고 싶었던 소소한 일들이 이런 식으로 제게 돌아올 줄은 알지 못했습니다. 수상 소식을 들은 회사 직원들, 친구들에게 축하 연락을 받으며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상을 받아서 기쁜 게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하나님의 뜻을 잊지 않고 실천하려 노력한 과정들이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값진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시련과 고난이 올 때, 눈앞의 상황만 바라보며 휘둘리기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의지해 말씀을 상고하고 실천하려 노력하면 견디고 이겨낼 힘이 생긴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으니까요. 그렇게 중심을 굳건히 세운 자들이 하나님께서 이뤄가시는 예언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복음의 일꾼일 것입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제가 당신을 의지하며 답을 찾길 바라셨는데 제가 너무 늦게 깨달았는지도 모릅니다. 흑암에서 방황하는 자녀들에게 언제나 밝은 빛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시는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힘과 용기 주시고 든든한 믿음의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와 끝까지 동행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장성한 믿음의 자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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