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무채색 같았습니다. 흰색과 검정색처럼 특별한 것 없는 나날이 무덤덤하게 돌아가는 듯했습니다. 저의 믿음도 무채색이었습니다. 바쁜 삶에 쫓기다 보니 말씀에 감동하던 믿음의 찬란한 빛을 잃고, 점점 세상에 동화되어 제가 하나님의 자녀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형제자매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참 다채로운 색의 믿음이 보입니다. 복음의 정열이 있는 붉은색 믿음, 바다처럼 잔잔하면서도 힘 있는 푸른색 믿음, 꽃처럼 순수한 노란색 믿음, 나뭇잎처럼 생기 있는 초록색 믿음….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와 산들이 여러 가지 색으로 어우러져 경관을 만들 듯 저마다 다채로운 믿음의 색들이 시온에 모여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며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제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니 물감도 여러 가지 색이 한꺼번에 섞이면 탁해지듯, 세상의 때가 묻은 저의 믿음은 참 탁하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분명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믿음의 색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제가 세운 목표는 바로 그 색을 찾는 것입니다. 어둠에서 벗어나 빛을 찾고, 시온이라는 도화지에 형제자매와 조화롭게 연합을 이룬 믿음의 색을 칠해 하나님께 미소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