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미국으로 출장 간 지 일 년 만에 휴가를 나와 형제간에 모두 모이게 되었다. 오빠는 안쓰러울 만큼 핼쑥해져 있었다. 스테이크도 하루 이틀이지 김치와 여러 반찬들이 너무 먹고 싶었다고 했다. 언니들은 각자 집에서 파김치, 양념게장, 간장게장, 보리굴비, 물김회, 굴회 등 그동안 오빠가 먹고 싶어 했던 음식들을 정성스레 준비해 왔다.
오랜만에 모인 우리 남매들은 지난 추억을 소환하며 웃음꽃을 피웠고, 아쉽게도 나는 중간에 일어나야 했다. 언니 오빠의 배웅을 받으며 차에 오르려는 순간, 오빠가 한번 안아보자며 나를 꼭 안아주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빠와 포옹한 것이다. 안 하던 행동을 하니 어색했지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물이 났다.
‘그동안 얼마나 가족들이 보고 싶고 힘들었으면….’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형제자매를 대할 때 절실히 느낀다. 서로를 생각해 주고 아껴주는 극진한 마음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형제간의 가슴 절절한 사랑이리라.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바라시는 형제 우애도 이와 같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