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 편이라 스티커 구매를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쓸 일이 있겠지 하는 마음에 냉큼 부탁했습니다. 하루 만에 도착한 스티커에는 가지런하게 칼선이 나 있고 칸마다 제 이름이 빼곡히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새 이름표를 보니 왠지 마음이 설레 얼른 비닐 포장을 벗겼습니다. 그러고는 책상 위의 물건들부터 가방 속 자잘한 소지품까지 하나하나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절대 잃어버릴 것 같지 않은 휴대전화에도 이름표를 붙여놓고 나니 늘 보던 물건들인데도 괜스레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인 치실 때 마음은 어떠셨을까?’
애타게 찾은 자녀 한명 한명에게 하나님의 인을 치시고 당신의 이름과 언약을 간직한 자녀들을 바라보며 뿌듯해하셨을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습니다. “너는 내 것이라”(사 43장 1절) 하신 말씀도 새삼 와닿았습니다.
아무리 단단하게 붙은 스티커라도 오래되거나 물에 젖는다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영원히 변치 않고 찬란히 빛날 당신의 이름을 우리에게 새겨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혹여 제 마음이 무디거나 거칠어져 그 이름표가 떨어지지 않도록, 제 마음 밭을 기경하며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