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희
며칠 전 가게에 어르신 손님이 와서 손에 든 무언가를 내게 냉큼 안겨주었다.
“이게 뭐예요?”
어르신은 웃으며 말했다.
“홍시여. 이거 내가 직접 만든 건디 먹어봐. 달달하니 맛이 좋을 거여!”
어르신이 건넨 종이 가방에는 먹음직스러운 홍시가 가득 들어 있었다.
“어머님이 직접 만드셨어요? 와, 정말 맛있겠네요. 잘 먹겠습니다!”
그런데 어르신이 한숨을 쉬었다. 무슨 일인지 여쭈니 어르신이 하소연했다.
“그게, 감나무가 열 그루 넘게 있어 감을 따야 하는디 딸 사람이 없어서 그러제. 내가 나이도 많고 힘들어서 따지 못하니 내 속이 속이 아니여.”
어르신은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도 이번에 우리 아들이 연락도 없이 왔어. 내가 속상해하니깐 자기가 감 딴다고. 우리 아들도 자기 일 하느라 피곤할 건디 엄마 생각한다고 온 게 어찌나 고맙던지. 오늘 가져온 홍시도 우리 아들이 와서 딴 걸로 만든 거여.”
“우아, 아드님이 효자시네요!”
어르신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효자지 효자. 엄마 생각을 을마나 많이 하는디. 이번 감 딸 때도 어무이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앉아 있으라고, 자기가 다 한다고 손 하나 까딱 못 하게 하드만. 엄마 힘들다고 말여.”
그렇게 아들 자랑을 마친 어르신은 기분 좋게 가게 문을 나섰다. 나는 홍시를 한입 베어 물었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홍시가 입속을 가득 채우니 기분이 좋았다.
우리 모습이 떠올랐다. 영적 추수의 시기, 하늘 어머니께서는 영적 알곡들을 수확하시기 위해 밤낮 고생하고 계신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마냥 지켜보는 자녀가 아니라 “제가 하겠습니다” 하며 어머니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머니께 웃음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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