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를 끝내고 늦은 시간 집에 들어가면 엄마는 어김없이 맛있는 밥 냄새가 풍기는 주방의 불빛 아래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혹여 제가 끼니를 거르진 않을까 염려하며 밤늦은 시간일지라도 정성 가득한 밥을 지어주시던 엄마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생생합니다. 곧 자야 할 시간인데도 엄마의 손길이 담긴 밥상이 참 따뜻하고 좋았습니다. 오롯이 저를 향한, 엄마의 대가 없고 한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끼니를 거르지는 않았지만 그 밥을 늘 맛있게 먹었습니다. 엄마는 그런 저의 모습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았지요. 그래서 제게 주방은 엄마의 사랑이 가득 느껴지는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자 내 몸을 건강하게 챙길 수 있는 든든한 장소였습니다.
엄마가 지어주신 밥만 먹던 제가 어느덧 결혼을 하고 밥을 짓고 있습니다. 밥을 지을 때면 제 마음에도 어머니의 사랑이 차오릅니다. 단어만 떠올려도 그리움이 밀려오는 귀하고 귀한 이름, 어머니. 그 사랑은 더 높이 올라가 하늘 어머니의 사랑으로 이어집니다. 자녀가 영적 끼니를 거르지는 않는지 늘 염려하시는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합니다. 말씀의 양식을 맛있게 먹는 자녀들을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미소, 어머니의 웃음을 그려봅니다. 오롯이 자녀만을 향한 어머니의 조건 없는, 영원하신 사랑을 조금이나마 깨닫습니다.
앞으로도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허락하시는 따뜻한 영의 양식을 잘 먹어 영적 건강을 챙기겠습니다. 그립고 가고 싶은 우리 본향 하늘나라에서 아버지 어머니와 한 상에서 먹고 마실 그날을 간절히 소망하며 어머니의 사랑으로 천국 복음을 완성하는 영적 효녀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