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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친정아버지는 연세가 많은 데다 당뇨 합병증 때문에 시력이 많이 안 좋으십니다. 그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다니고 계십니다.
어느 날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집에 와서 반찬을 가져가라고요. 혼자 계시기에 올케언니가 반찬을 해서 가져다드리는데 ‘무슨 반찬이지?’ 생각하며 고향으로 향했습니다.
세상에나! 아버지께서 멸치무침을 해 먹으라며 손수 손질해 놓은 멸치를 주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앞도 잘 안 보이시는 아버지께서 자식 생각하며 다듬었을 거라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먹먹해져 멸치 봉지를 들고 한동안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아부지, 잘 안 보이는데 이걸 왜 했노?”
“너그 가서 맛나게 해무라꼬 내가 했다 아이가.”
그런데 그 멸치를 받아 집 냉장고에 두고서 깜빡했습니다. 냉장고를 정리하다 아버지가 손질해 주신 멸치를 발견했습니다. 멸치무침을 해서 먹으며, 저를 위해 멸치 한 마리 한 마리를 다듬었다고 생각하니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부모님의 마음은 늘 자식이 일 순위지만 자식은 부모님의 사랑을 가히 헤아릴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