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모친은 93세십니다. 저도 나이를 먹다 보니 엄마를 향한 마음이 뼛속 깊이 사무칩니다. 40킬로그램, 그리도 작은 체구로 어찌 7남매를 키우셨을까요. 그 자체만으로 엄마는 저에게 위대한 사람입니다.
막내딸로서 연로하신 엄마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날마다 전화하는 것과 자주 찾아뵙는 것, 함께 시온에 복받으러 가는 것과 엄마를 위해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엄마가 전화할 때마다 자주 하시는 말씀에서 엄마의 소소한 행복을 발견합니다.
“언제 올래?”
“내일?”
“양 서방이랑 같이 와!”
설령 제가 내일 못 가더라도 엄마에게 ‘내일’은 자식이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날일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는 ‘내일’을 굳게 믿고 행복해하십니다.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하면 “오케이!” 하시며 한껏 웃으시는 엄마.
이리도 좋아하시는데 엄마를 향한 사랑 고백을 조금 더 빨리 실천했으면 좋았을 것을, 늘 아쉽습니다. 마음은 있어도 쑥스러워 표현하지 못했던, 엄마를 향한 사랑의 말. 그 시작은 십여 년 전에 나눈 통화였습니다. 엄마에게 처음 사랑한다고 했을 때, 제 목소리도 엄마 목소리도 떨렸고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가슴이 벅찼습니다.
나 살기 바쁘다고 엄마를 향한 사랑조차 표현하지 못했던 저였지만 그 후로는 자연스럽게 사랑을 고백하고, 기뻐하시는 엄마의 웃음소리를 선물로 받습니다. 93세 엄마에게 자녀의 사랑 고백은 힘이 되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임을 잘 알기에 요즘에는 날마다 아낌없이 사랑 고백을 하고, 엄마는 자연스럽게 “오케이!”로 답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