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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엄마의 손

2024.11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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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실험 영상을 봤습니다. 실험 참여자들에게 누군가의 손바닥 사진을 보여주고 이 사람이 무슨 일을 할 것 같은지 물었습니다. 참여자들은 “주름이 많은, 흙과 관련된 일을 하는 손”, “힘든 노동을 하는 사람”, “고생을 많이 한 손” 등의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잠시 후, 사진 속 손의 주인공이 등장했습니다. 참여자의 어머니나 아내, 누나나 딸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은 깜짝 놀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내 눈물을 터트리고, 주인공의 손에 입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한 손, 힘들고 바쁜 현실을 묵묵히 견뎌낸 그들의 손에 담긴 사연을 보니 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저도 엄마의 손을 슬며시 잡아봤습니다. 곱디고운 나이에 결혼해 논밭을 일구고 자식들을 애지중지 길러내느라 지문이 다 닳은 엄마의 손. 그렇게 키운 막내딸이 어느새 흰머리가 보이는 나이가 되어 잡아본 엄마의 손은 차갑고 가늘었습니다.

    제가 어린아이처럼 엄마 손을 꼭 쥐자 엄마는 방긋방긋 웃는데, 저는 엄마의 삶이 떠올라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당신의 뼈와 살을 다 바쳐 사랑을 주고도, 고생한 기억보다 좋은 기억만 갖고 있는 엄마에게 한없이 감사합니다. 저의 엄마가 되어 저를 실컷 사랑해 주셔서요.

    평생 제게 쏟아준 엄마의 사랑이 모형이고 그림자라면, 하늘 부모님의 사랑은 얼마나 크신 걸까요. 자녀들의 구원과 행복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기도하시며 낮에는 석수 일 하시고 밤에는 생명책자 쓰시던 하늘 아버지의 손, 긴 세월 하루도 빠짐없이 자녀들의 안위를 살피며 기도하시는 하늘 어머니의 손을 가만히 떠올려봅니다. 영광만 받으셔야 할 하나님이시련만, 자녀들의 죄로 인해 당신의 손에는 지울 수 없는 고통의 흔적과 굳은살이 박였습니다. 그럼에도 아프다 말씀하지 않으시고 손바닥에 자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쓰시며 자녀들이 당신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시는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와 회개의 기도를 올립니다.

    다시는 헤어짐이 없고 슬픔과 고통도 없는 천상에서, 우리만 바라보고 사시는 하늘 부모님의 손을 꼭 잡아드리고 싶습니다. 미처 다 전하지 못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영원히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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