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깨닫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가족일 겁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 싶으니까요. 20여 년 전, 확실한 진리에 감동받아 엘로힘 하나님을 영접한 엄마는 외할머니에게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개신교 교회를 다니던 할머니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엄마의 간곡한 요청으로 성경 말씀을 듣게 되었고 한 달가량 공부한 뒤 하나님의 교회가 진리 교회임을 인정하고 신앙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이후 할머니도 할아버지에게 구원의 소식을 알렸습니다. 할아버지는 새 생명의 축복을 받긴 했어도 육체로 오신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해 할머니의 신앙을 거세게 반대하셨습니다. 저희 가족은 오해를 풀고 진실을 알리려 했지만 할아버지의 완강함을 꺾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교회에 다니는 것도 막으려는 할아버지에게 어떤 말도 쉽사리 꺼내기 어려웠습니다. 할머니는 오랫동안 힘들게 믿음을 지키셨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할아버지는 하늘 가족이 아닌가 싶어 슬펐습니다. 그러다 저희 가족이 보성으로 이사하며 서울에 있는 할아버지와 자주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말씀을 전할 기회도 줄었습니다.
수년 전, 보성에 와본 할아버지가 주변 환경이 마음에 든다며 바로 이곳으로 이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사할 집을 구하는 데 1년 정도 걸린 저희와 달리 할아버지는 이사할 여건이 금방 마련돼서 놀랐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새집은 저희 집에서 3분 거리였습니다. 할아버지와 가까이 지내게 된 데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나기가 쉬워진 만큼 저희 가족은 자주 두 분을 찾아 뵙고 안부를 여쭈며 마음의 거리를 좁혀갔습니다. 전에는 할아버지에게 전도하는 일을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자주 뵙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전도축제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할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이후 할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조금씩 진리를 전했고 집에 돌아갈 때 “다음에는 같이 시온에 가요”라고 인사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늘 시큰둥했지만 하나님께서 반드시 할아버지의 마음 문을 열어주실 거라 믿었습니다.
올해 유월절을 앞둔 어느 날,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도중 문득 ‘우리는 다 하나님의 보호를 받는데 할아버지만 시온에서 멀어져 구원받지 못하면 어쩌나’ 싶어 안타까움이 차올랐습니다. 한 번 그런 생각이 드니 계속 마음이 쓰였습니다. 이번 유월절은 반드시 할아버지와 함께 지켜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다른 가족들의 마음도 같았습니다. 저희는 하나님께 할아버지의 마음을 열어달라고 더 부지런히 간구했습니다. 누구보다 할아버지의 구원을 바랐던 할머니는 새벽부터 일어나 기도하셨고 엄마는 생활 중에, 저는 일과를 마무리하며 기도하는 등 온 가족이 할아버지를 위해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유월절 일주일 전, 다시 할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할아버지에게 뉴스에서 보이는, 눈앞에 다가온 재앙을 피할 유일한 방법인 유월절을 함께 지켜서 우리 가족 모두가 안전했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했습니다. 간절함이 전해졌는지 그간 냉랭했던 할아버지가 성경 말씀과 관련 영상을 주의 깊게 살폈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도 하셨습니다. 제 말이 끝나자 할아버지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습니다. 거절이 아니라 시간을 달라는 대답을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저는 할아버지에게 유월절 이틀 전까지 꼭 답변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답을 주기로 한 금요일, 유월절이 중요한 이유를 다시 알려드리며 마음의 준비를 끝내셨는지 여쭤봤습니다. 할아버지는 제 손을 잡으며 “그동안 가족들에게 몹쓸 짓을 많이 했는데 교회에 가도 되겠냐”고 진지하게 되물으셨습니다. 과거는 지나갔고 지금부터 잘하면 되니 하나님 말씀을 살펴 같이 하나님 믿고 천국 가자고 말씀드렸습니다. 할아버지가 이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하나님 안에서 평화를 누리길 바랐기에 나온 대답이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내일 안식일 예배도 드리고 유월절도 지키겠다”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전했던 진리를 겉으로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도 모두 기억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다음 날, 간밤에 마음이 변하지 않았길 기도하며 할아버지를 모시러 갔더니 할아버지는 이미 양복을 차려 입고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약속대로 할아버지는 안식일과 유월절을 은혜롭게 지키셨습니다. 할아버지가 처음 시온을 방문하고 12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저희더러 교회에 가지 말라던 할아버지가 성전에 앉아 계신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감사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할머니를 비롯한 저희 가족, 같이 기도해 준 시온 가족들과 기쁨을 나눴습니다.
매달 규례를 지키며 하나님께 한 걸음씩 나아가는 할아버지를 보면 역시 하늘 가족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육체로 오신 하나님에 대한 성경의 증거를 확인하기 시작한 할아버지가 엘로힘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더욱 단단히 세워 많은 축복 받으시길 기도드립니다.
이제는 집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절기를 준비하고, 시온에서 있었던 은혜로운 일을 온 가족이 함께 이야기하고, 서로의 영적 성장을 응원해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안식일이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서로 복받을 수 있게 챙겨주시는 모습이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안깁니다. 오랜 소원이 이뤄져 행복해하시던 할머니는 친구분에게도 생명의 소식을 알려 하나님께로 인도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아직 진리를 영접하지 못한 다른 친척들이 눈에 밟혀 진리를 전하고 있고요.
영원한 하늘 본향에, 사랑하는 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때가 되었을 때 이뤄주시는 하나님께서 그 또한 실현시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인내의 결실을 거두게 해주시고 온 가족이 함께 신앙생활 하는 행복을 누리게 해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모든 시온 가족이 저희와 같은 행복 누리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