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반만 해도 약 사십 명의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던 말라위 블랜타이어교회에서 12월에는 백 명이 넘는 식구가 함께 규례를 지켰습니다. 현지어로 ‘불꽃’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라위에서 이뤄진 불같은 성령의 역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말라위는 인구의 85퍼센트가 기독교인인 만큼 대부분의 사람이 성경에 관심이 깊어 복음을 전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2023년 5월, 말라위 남부의 블랜타이어로 향한 저희 선교단은 엘로힘 하나님을 의지하고 담대하게 나아가 하늘 가족을 많이 찾겠다는 다짐으로 힘차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이틀… 꾸준히 말씀을 전해도 진리를 받아들이는 이가 없었습니다. 조바심이 났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바로 하나님께 의뢰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단원 모두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세요.”
서로를 위한 간절한 기도와 새벽에 일어나 종일토록 이어진 전도 끝에, 한 가정이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한번 축복의 문이 열리자 계속해서 하늘 가족이 찾아져 마침내 선교단 모두가 열매를 맺었습니다. 저희는 넘치는 행복을 느끼며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습니다.
더욱 감사한 일은, 시온으로 나아온 하늘 가족들이 복음의 일꾼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새 식구들은 자신만 진리를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족과 친구들을 시온으로 데려와서 성경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분들도 진리를 깨닫고 즉시 구원의 표를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희가 생각지도 못한 축복을 날마다 부어주셨습니다.
하루는 일정을 마치고 시온으로 돌아가는 길에 누군가 와서 저희를 붙잡고 물었습니다.
“하늘 예루살렘에 대해 전한다고 들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제게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분은 교회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직장으로 저희를 초대했습니다. 가서 말씀을 살피는 동안 그분의 직장 동료들도 하나둘 말씀 공부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진리를 들은 지 얼마 안 되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확신에 찬 음성으로 깨달음을 말했습니다.
“노아 시대 때 홍수에서 살아남도록 방주를 주셨고, 이 시대에는 재앙에서 보호받는 시온을 주셨네요.”
“2천 년 전에는 예수님께서 구원자이셨듯 성령 시대에는 예수님의 새 이름이 구원자이시군요.”
그중 두 명이 기쁜 마음으로 침례를 받았고, 그분들이 자신의 동료들에게 진리를 전해 다시 두 명을 하나님 품으로 인도했습니다. 한 직장에서 시온 가족이 된 네 명의 형제님들은 서로 배려하고 챙겨주며 꾸준히 규례를 지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연달아 열매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교회 근처에 있는 카센터의 직원들에게도 말씀 전할 기회가 생겨 꾸준히 방문했습니다. 처음에는 한두 명쯤 듣더니 시간이 지나자 일곱 명 정도가 말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확실한 성경의 예언에 감동한 세 명이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고, 그 형제님들 역시 거의 매일 성경을 살피며 믿음을 키워나갔습니다.
날이 갈수록 많은 하늘 가족을 찾게 되면서 저희는 행복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 많은 새 식구들을 어떻게 보살필지 염려됐습니다. 휴대폰이 없는 사람도 있어 멀리 사는 새 식구들과 연락하기가 쉽지 않아 여러모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식구들을 직접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긴 시간 골목을 이리저리 돌며 낯설고 어려운 길을 지나 산을 넘다 보면 어느새 식구들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오랜 걸음 끝에 형제자매를 만나니, 먼 곳에서 진리를 찾아 시온에 나아오는 식구 한 명 한 명이 더욱 소중한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감사하게도 말라위 시온에는 이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가 있습니다. 이곳 식구들은 만나면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아주며 “I love you”라고 말합니다. 한국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인사법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습니다. 그러나 식구들끼리 우애 있게 지내며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을 하늘 어머니께서 기뻐하신다는 말씀을 들은 뒤로는 새 식구들이 시온에 올 때마다 반갑게 다가가 안아주고 “사랑합니다”, “정말 그리웠어요”라고 인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의 마음을 통하게 해주신 덕분에 새 식구들의 마음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저희가 귀국할 때쯤에는 처음 갔을 때보다 곱절이 훌쩍 넘는 식구들로 성전이 가득 찼습니다. 형제자매가 하나님 안에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하늘 부모님의 뜻임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말라위에서의 복음 활동을 돌아보면 처음에 걱정하고 두려워했던 것과는 달리 늘 놀라운 결과를 목도했습니다. 항상 하나님께서 저희보다 먼저 가셔서 모든 어려움을 없애주시고 길을 평탄케 해주셨기 때문임을 압니다. “두려워 말라, 놀라지 말라” 하셨으니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믿고 복음 안에서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겠노라 다짐합니다. 엘로힘 하나님께서 온 세상에서 찬양받으시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담대한 믿음으로 복음에 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