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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복음이 온 세상에

아버지 어머니 마음을 닮는다는 것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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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교를 통해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을 많이 깨닫게 해주세요.”

    지난여름 케냐로 단기선교를 떠나기 전, 단원들과 함께 기도한 내용입니다. 세계복음 완성, 아프리카 복음 완성이라는 같은 마음을 갖고 모인 저희였지만 단원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아프리카 선교 경험이 없어 설렘과 동시에 걱정도 되었습니다.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음식은 입에 맞을지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 때마다, 아버지 어머니를 더 많이 떠올리고 그 희생과 사랑을 느끼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케냐로 향했습니다.

    수도인 나이로비에서 덜컹거리는 버스로 10시간을 더 이동해 호마베이에 도착했습니다. 호마베이는 인구 중 기독교인의 비율이 높아서,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대다수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들에게 빨리 진리를 알리고 싶어서 심장이 뛰었습니다.

    기대한 대로 복음을 듣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다시 만나기는 어려웠습니다. 약속 시간보다 훨씬 늦게 오거나, 끝내 나타나지 않는 경우들이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안식일에 만난 분은 여느 사람과 달랐습니다.

    그분은 어머니 하나님에 관한 말씀에 큰 관심을 보이며 더 알아보길 원했습니다. 교회의 위치를 알려주자 다음 날부터 매일 와서 4시간씩 성경을 공부했습니다. 혹시 지칠까 싶어 공부를 계속해도 괜찮은지 물어보면 언제나 “Continue(계속 해요)”라고 답했습니다. 얼마 안돼 그분은 구원의 표를 받고 싶어 했고 7일간 충분히 말씀을 살핀 후 안식일에 침례를 받았습니다. 경건하게 예배에도 참석했고요. 드디어 엘로힘 하나님을 구원자로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축복을 받은 자매님은 벅차오르는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아직 시온이 없는 자신의 고향에 어서 이 진리를 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자매님은 날마다 시온으로 와서 공부를 이어갔고, 규례도 꾸준히 지켰습니다. 저희가 떠날 날이 가까웠을 즈음 자매님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자매님이 제게 전도해 주었으니, 제가 잘 이해했는지 확인해 주세요.”

    자매님은 ‘내 양을 먹이라’ 교재를 이용해 차분하면서도 확실하게 진리를 증거했습니다. 한 주제가 끝날 때마다 “우리는 반드시 하늘 아버지와 하늘 어머니 두 분을 믿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는 자매님의 음성이 아직도 제 가슴속에 남아 있습니다.

    이후로 만나는 사람 중에도 자매님처럼 참 하나님을 찾는 영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을 어떻게 시온으로 인도해 말씀의 양식을 먹일지 고민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일상 속에서 해답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저희가 머문 곳에는 세탁기가 없어 모든 빨래를 손으로 해야 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한국에서 손빨래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빨래터에서 빨래하는데, 얼마 안 되는 양인데도 꽤 시간이 걸렸고 몸도 무척 피곤했습니다. 그래도 다음 날 입을 옷을 준비하기 위해 겨우 빨래를 하던 중, 한 자매님이 “아버지께서는 어떻게 힘든 하루를 마치시고 다른 일도 하셨을까요?”라고 말했습니다. 순간 빨래를 귀찮게 여겼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고된 하루를 보내신 후에도 자녀들을 살리기 위해 진리책자를 쓰시며 매일 육신이 고단하셨을 아버지 생각에 한없이 죄송했습니다.

    또 하루는 전도하던 중, 염소 한 마리가 크게 울부짖으며 달려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상한 염소인가 싶었는데 옆에 있던 자매님이 잃어버린 새끼를 찾는 염소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하늘에서 잃어버린 자녀를 찾기 위해 단숨에 이 땅에 오셔서, 혹여나 당신의 음성을 듣지 못할까 매일 애타는 마음으로 자녀들을 부르시는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는지 자문했으나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에는 잔디밭에서 어미 닭과 병아리들이 단란하게 모여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는데 근처에 홀로 떨어진 병아리 한 마리가 울고 있었습니다. ‘네 가족이 저기 있어’라고 알려주고 싶을 만큼 안타까웠습니다. 자세히 보니 병아리가 눈이 안 보여 같은 곳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가까이에 어미 닭이 있는데도 알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병아리가 마치 어머니를 만나기 전의 제 모습 같았습니다. 지금도 영적 눈이 가려져 어머니를 보지 못하고 외로워하는 영혼들에게, 어머니께서 우리를 찾기 위해 오셨다는 사실을 속히 전해야겠다는 열정이 샘솟았습니다.

    그렇게 매일 깨달음이 쌓이자 어머니 마음으로 전도하고 아버지 마음으로 말씀의 양식을 먹인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실감 났습니다. 느낀 바를 바로 실천으로 옮겨, 한 명에게라도 더 말씀을 전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말씀 공부를 약속한 날이 아니어도 안부 메시지를 보내고 한 번 더 전화를 걸어보며 어떻게든 그 영혼이 구원의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작은 노력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저희의 간절함을 헤아려주셔서, 많은 이들이 시온에 나아와 말씀을 살피느라 책상이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현지 식구들은 상대방이 말씀 듣기를 원하면 30분이든, 2시간이든, 4시간이든 계속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그 모습에서, 밤늦게까지 눈꺼풀을 올리시며 자녀들이 원하는 만큼 말씀을 가르쳐주신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케냐에서의 3주는 짧았지만 그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생활 환경에서, 사랑하는 식구들에게서,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아버지의 마음으로 형제를 위해 희생하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자매를 사랑하며 세계복음 완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힘차게 달음박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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