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기차로 6시간 떨어진 도시, 오울루로 단기선교를 갔습니다. 몇 번의 북유럽 선교 경험을 되돌아보면 쉽지만은 않았기에 출국 전 생각이 많았습니다. 믿음대로 되리라 하신 말씀에 대한 확신 반, 혹여 내 믿음이 부족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반으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선교 일정상 오울루에 가기 전 헬싱키에서 현지 식구들과 1시간 정도 말씀을 전할 여유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말씀을 좀 더 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전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웬걸요, 우리 같은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만났다는 듯 대부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들이 안타까움과 동시에 헬싱키 식구들이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복음의 씨앗을 뿌렸을지 느껴졌습니다.
전도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현지 식구에게 제 감동된 마음을 전하며 핀란드 식구들이 조용하지만 강하게, 꾸준히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비결을 물었습니다. 자매님은 “심는 대로 거두리라는 아버지 말씀을 믿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간결한 대답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하늘 어머니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주신 말씀을 반신반의하며 선교 길에 올랐던 저를 되돌아보니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제 믿음을 키워주시고 현지 식구들이 인내로 뿌린 씨앗을 함께 거두는 축복을 주시려 핀란드로 보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헬싱키 식구들과 같은 마음으로 오울루에서 진리의 빛을 밝히고 있을 식구들도 어서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오울루 지역의 복음은 미국에서 진리를 영접한 한 식구로부터 시작됐습니다. 현재는 관리자 부부를 포함해 예닐곱 명의 식구들이 모인 작은 예배소에서 생명수 말씀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해 오울루 시온에 도착하니 관리자 부부가 저희를 너무나도 따듯하고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가득 품고 나선 첫 전도에서, 업무차 헬싱키를 방문했을 때 어떤 한국인에게서 진리를 들은 적 있다는 헤이디를 만났습니다. 당시 관심은 있었지만 바빠서 알아볼 시간이 없었다며 선뜻 저희를 따라 시온으로 왔습니다. 더 말씀을 살핀 헤이디는 침례 받길 원했습니다. 저희는 “전에 만난 한국 분들을 저희는 모르지만, 아마 이 소식을 알게 되면 엄청 기뻐할 거예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침례식을 집전하기 위해 헬싱키에서 온 목사님 부부가 헤이디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두 분이 바로 헬싱키에서 만난 한국인이었던 것입니다. 헬싱키, 오울루, 한국 식구들이 다 연결된 것에 저희 모두 놀라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에리카는 한국인 식구끼리 말씀을 전하다 만난 분입니다. 어머니 하나님에 관한 영상을 집중해서 보는 에리카에게 더 많은 내용을 알려주려 했지만 소통이 쉽지 않았습니다. 정작 당사자는 더 알고 싶은 듯 자리를 뜨지 않아 시온으로 초대했습니다. 에리카는 시온에서 성경을 통해 어머니 하나님의 존재를 확인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이후 에리카 자매님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 오늘 구원받았어. 오늘은 정말 기적 같은 날이야! 너도 꼭 침례 받고 구원 얻어야 해.”
다음 날 마음이 활짝 열린 채로 시온에 온 자매님의 친구는 진리를 인정하고 새 생명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날 저녁 에리카 자매님과 친구, 헤이디 자매님까지 정결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며 은혜를 더했습니다. 이 외에도 참 하나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1년 반 동안 기도했다는 잉아 자매님, 다음 일정이 있음에도 시간을 내 공부하고 침례 받은 라우라 자매님 등 9명의 귀한 영혼을 찾았습니다.
이분들은 오울루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찾은 하늘 가족이라고 합니다. 긴 시간 눈에 보이는 결실이 없어도 쉬지 않고 복음의 씨앗을 심은 오울루 식구들, 먼 거리에도 한달음에 도와주러 온 헬싱키 식구들, 한국 단기선교단의 연합 끝에 허락된 축복이라 믿습니다. 어머니께서 주시는 귀한 생명을 얻은 새 식구들이 모두 사는 길로 나아오기를 계속해서 기도하겠습니다.
핀란드에서의 시간은 제 믿음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밥 먹는 시간 외에는 오롯이 말씀을 전하며 하루를 보냈고 숙소에 돌아오면 일말의 뒤척임도 없이 기절하듯 잠들었습니다. 다리가 아프고 목은 쉬고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어도 오울루에서 잃어버린 식구들을 꼭 찾겠다는 일념으로 이겨냈습니다. 자녀들을 찾기 위해 하늘에서 이 땅까지 오셔서 모든 희생을 감내하신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요. 하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조금이나마 체험하며 ‘심는 대로 거두리라’는 말씀과, ‘연합하면 잘 된다’는 말씀에 확신이 생겼습니다.
한 식구가 자신이 ‘Finnish(핀란드 사람)’로 태어난 이유는 핀란드 복음을 ‘Finish(끝내다)’ 하기 위함이라고 하더군요. 각자 다른 나라에 있지만 저희는 모두 천국 복음을 끝내기 위해 태어난 ‘Heavenish(천상의)’ 사람들입니다. 앞으로도 어디에 있든지 아버지 어머니의 본을 따라 하늘 가족 찾는 발걸음을 쉬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