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기차역 주변 벽화 그리기 작업을 했습니다. 도시 환경을 깨끗하게 바꿔 범죄를 줄이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관할 시의원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활동이었습니다.
작업 일정을 잡은 뒤 차근차근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준비 단계에서부터 여러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봉사자 모두가 벽화를 그려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걱정만 한다고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정성껏 준비하고, 부족한 부분은 주위의 도움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벽화에 들어갈 문구와 그림을 선정하며 주민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며칠 후, 페인트를 지원해주겠다며 한 업체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페인트를 구하기가 어려워 속을 태웠는데 큰 숙제가 해결된 겁니다. 이를 시작으로 근심하던 일들이 하나둘 해결됐고, 당일에는 철도 기관 관계자가 섭외한 전문가에게 밑그림을 그리는 방법부터 색을 칠하는 순서, 칠을 잘하는 요령까지 꼼꼼히 전수받아 순탄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당초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벽화를 완성했습니다.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새롭게 단장한 터널을 보니 작업을 하기 전 어두웠던 모습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세상의 어두운 한 부분을 환하게 밝힌 것 같아 마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