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아들이 해병대에 입대했습니다. 훈련받는 7주 동안은 연락할 수 없어 날마다 애태우며 수료식 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무슨 훈련을 받을까, 덥지 않을까, 비가 오면 훈련받기 힘들 텐데, 착한 동기들을 만나야 할 텐데….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온통 아들 있는 곳에 가 있었습니다. 포항 날씨는 어떤지 수시로 조회해 보고, 뉴스에서 군대 관련 기사가 나오면 주의 깊게 보는가 하면 해병대의 ‘해’ 자만 들려도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그러다 정신도 번쩍 뜨였습니다. ‘아, 하늘 어머니께서도 그러셨겠구나’ 하고요. ‘관심의 전부’인 자녀들이 있는 지구에 온통 마음 두다가 마침내 이곳까지 오실 수밖에 없으셨던 하늘 어머니.
오직 자녀만을 위해 이 시간까지 희생하시고 자녀가 웃는 걸 기뻐하시는 하늘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며, 그동안 모아놓은 엘로히스트 엽서에 매일 편지를 써서 2주에 한 번씩 훈련소로 보냈습니다. 고된 훈련에 유일한 낙이 될 편지를 받고 활짝 웃을 아들의 얼굴이 떠올라 보낼 때마다 참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