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 말씀은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가장 큰 계명과 함께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계명입니다(막 12장 30~31절).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을 자신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사람은 대체로 자신이 저지른 실수의 원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찾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실수한 원인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 신념 등 내적인 측면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 심리학에서는 이를 ‘기본적 귀인 오류’라고 합니다. 귀인(attribution)이란 특정한 행동이 발생한 원인을 추론하는 것을 말하며, 기본적 귀인 오류는 행동의 원인을 행위자의 내적 특성에서만 찾는 오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자면, 자신이 지각했을 때 ‘교통체증 때문에 지각했다’고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는 것과 달리, 동료가 지각했을 때는 환경의 영향은 무시한 채 ‘저 직원은 게을러서 지각했다’라며 성격이나 태도 탓만 하는 식입니다. 가족, 친구, 이웃, 동료들을 내 몸같이 사랑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기본적 귀인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 오류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운전자로 인해 교통체증이 발생한다면 보통은 그 운전자의 부주의한 성격이나 태도를 지적하며 악평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그 운전자였다면 어떨까요?
“이 사고는 정말 우연히 일어난 사고예요. 저는 그들을 보지 못했어요.”
“제겐 급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요. 앞으로 더 조심할 거예요.”
이렇게 어쩔 수 없었다는 여러 가지 변명을 내놓겠지요.
다른 운전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앞의 예시에 ‘나’ 대신 ‘저 사람’을 대입하면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은 내 차가 사각지대에 있어 보지 못한 모양이에요.”
“저 사람은 어디 급한 일이 있나 봐요.”
이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주변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고 노력할 때,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육신을 입고 이 땅까지 오셔서 우리의 입장에 서주신 하나님을 닮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너무나 큰 죄를 작게 여겨주시고 죄인들을 이해해 주셨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고 바라는 것이라 하셨습니다(고전 13장 4~7절). 다른 사람들의 실수에 대한 분노를 내려놓고 상대방도 선의를 가지고 행동한다고 믿을 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계명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