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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알약 삼키기

2023.08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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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아이의 콧물 증상이 심해져서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진료를 받던 딸아이가 갑자기 의사 선생님에게 알약에 도전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이전까지는 물약에 가루약을 타서 먹었거든요. 의사 선생님도 활짝 웃으며 “도전!”이라고 크게 외쳐 주었습니다. 약국에 처방전을 제출하니 약사 선생님이 만약에 아이가 알약을 삼키지 못하면 약을 다시 가져오라고 하더군요.

    집에 와서 딸아이의 알약 삼키기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난리도 아니었죠. 작은 알약 두 개는 간신히 삼켰지만 캡슐형 알약과 크기가 큰 둥근 약은 좀처럼 삼키지 못했습니다. 약을 삼키려고 물을 계속 마시는 바람에 급기야 구역질까지 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약봉지를 들고 약국을 찾았습니다. 약사 선생님은 작은 알약 두 개는 연습 삼아 계속 먹이라 하고 아이가 삼키지 못한 약들은 가루약으로 다시 제조해 주었습니다.

    알약에 도전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젖이나 먹던 어린아이 신앙이 단단한 식물을 먹는 장성한 신앙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리고 믿음의 연단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믿음이 여려 하나님 말씀을 꿀꺽꿀꺽 삼키지 못하는 식구들을 답답하게만 여겼습니다. 정말 사랑이 부족한 모습이었지요. 자기 나름으로 부단히 삼키는 연습을 하고 있었을 식구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이제는 하늘 부모님께서 제게 그러셨듯이 식구들을 위해 기도하고 기다리며 때에 따라 나눌 말씀의 양식을 사랑의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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