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관체’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답관체는 시의 행이나 연의 첫 머리가 알파벳 순서로 진행되도록 문장을 짓는 형식을 말합니다. 문장을 한 땀 한 땀 수놓듯 정교하고 신중하게 써 내려가기 때문에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성경 시편에도 답관체 형식의 시가 있습니다. 시편 119편은 연의 첫 머리가 히브리 알파벳 첫 글자인 알렙으로 시작해 벨, 기멜, 달렐, 헤, 바브, 자인, 헽, 텥, 욛, 카프, 라멜, 멤, 눈, 싸멕, 아인, 페, 차데, 코프, 레쉬, 신, 쉰, 타브 순으로 진행됩니다.
동아리의 날을 맞이해 전남대학교 ASEZ 동아리 식구들과 한국어로 답관체로 된 시를 지어보았습니다. 각자에게 한글 자음을 배정하고 합쳐보니 모두 함께 모여서 쓴 것 같은 아름다운 시 한 편이 탄생해 소개해 봅니다. 주제는 아버지입니다.
ㄱ: 거룩 존귀하시며 은혜와 자비가 풍성하신 우리 하늘 아버지
ㄴ: 날마다 그리는 천국에 계시는 아버지,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ㄷ: 두 번째 이 땅에 내려오셨지만 그리스도라 칭함받지 못하시고
ㄹ: 랍비라 선생이라 불림을 당하시는 중에도
ㅁ: 무지한 인생들이 당신을 깨닫기까지 인내하신 아버지.
ㅂ: 보석보다 빛나고 소중한 자녀라며, 우리를 대신해 온갖 핍박과 조롱당하시고
ㅅ: 세상 곳곳에 흩어진 자녀를 찾으려 험한 산길 마다하지 않으시며 돌짐처럼 짓누르는 자녀들의 죄악을 감내하셨습니다.
ㅇ: 아버지의 귀한 가르침, 고귀한 희생과 사랑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ㅈ: 죄인을 위해 당신의 목숨을
ㅊ: 초개같이 여기신 아버지의
ㅋ: 크신 은혜와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ㅌ: 탈진할 것 같은 무더운 여름에도 한 영혼 살리는 걸음을 멈추지 않으시고, 자녀들이
ㅍ: 평탄한 믿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앞서서 복음의 길을 닦아주신 하늘 아버지.
ㅎ: 하나님이시건만 사람의 모습으로 오셔서 생명의 길을 열어주신 아버지의 사랑을 만민에게 전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 영원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