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늦봄, 진안군 이곳저곳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던 중 점잖은 여성분을 만났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나왔다고 인사하자 그분은 전도가 얼마나 힘든지 안다며 저희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날씨가 더우니 차 한잔 대접하겠다면서요. 다만 한 가지만큼은 선을 그었습니다. 개신교 교회에 오래 몸담은 직분자이니 자신에게 전도할 생각은 애초에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말과 행동에서 신앙에 대한 자부심과 강단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차를 마시면서 그분이 예전부터 하나님의 교회가 궁금했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저희는 언론 기사를 보이며 교회를 소개하고 마침 전주에서 열리고 있던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에 초대했습니다.
약속 당일, 그분은 다소 긴장한 듯 보였지만 “교회 건물도 깔끔하고 사람들 표정이 밝다”며 좋아했습니다. 소개 영상을 통해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전시작품도 꼼꼼히 살폈습니다. 관람을 마친 뒤 시온에서 식사하면서도 감동을 전했습니다. 업무 때문에 호텔에서 식사할 기회가 많은데 여느 호텔보다 정성이 느껴지고 맛도 좋다면서요. 그렇게 마음이 열려 저희와 성경 말씀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 뒤로 자주 만나면서 저희는 서로 언니 동생 할 정도로 친해졌습니다. 언니는 일정이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저희와 만났습니다. 그때마다 늘 말씀 살피기를 원해서 저희는 언제 어디서든 성경을 펼쳤습니다. 언니는 낮은 자세로 말씀에 귀 기울이고 의문이 생기면 질문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모습으로 임하신 재림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지 진안교회에 오는 것도 주저했습니다.
무척이나 더웠던 여름, 언니를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열심히 복음을 전하느라 땀 흘리며 바쁘게 보냈습니다. 가을절기가 시작되고 “여름에 흘린 땀방울을 결실할 것”이라는 어머니 축복 말씀에 힘을 얻어 기도와 전도에 더욱 열심 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안식일에 언니가 스스로 진안교회를 찾아온 것입니다. 잠시 저희 얼굴을 보러 왔다면서요. 그날은 식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를 마신 후 돌아갔지만 그 뒤로 자연스럽게 시온으로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저희에게 무언가를 전달해 주러 들르기도 하고 시온에서 식사도 함께했습니다. 유월절 진리를 심도 있게 알아보기로 한 날, 언니는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르게 해달라고 수년 동안 기도해 왔다”면서 마침내 엘로힘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습니다. 하나님 뜻에 따라 기쁘게 새 생명의 축복을 받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드렸는지 모릅니다.
첫 예배를 드리고 나서 자매님은 “하나님의 교회는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 활기차서 좋다”고 속마음을 전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세상을 올바르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도 그 일에 함께하고 싶다는 열정도 내비쳤습니다. 하나님께서 진안에 있는 하늘 가족을 어서 다 찾으라고 어깨를 토닥여 주시는 듯했습니다.
사실 지난해 진안에서 복음을 시작하며 감사와 기쁨이 넘치면서도 한편으로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시온이 생기기 전 전주에서 종종 복음을 전하러 왔을 때 진리를 전해 듣고 구원의 약속을 받았지만, 저희가 사랑과 관심을 온전히 쏟지 못해 시온에서 멀어진 영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일일이 찾아다녔습니다. 멀리 떨어진 마을은 시온에서 1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하나님의 음성을, 영의 형제자매의 손길을 기다렸을 그분들과, 그 한 영혼 한 영혼을 염려하셨을 하나님을 생각하면 발걸음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시 만난 식구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주는 사이, 몇몇 식구가 시온으로 돌아와 규례를 지키면서 믿음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하늘 가족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찾은 영혼이 하나님 안에서 잘 자라도록 보살피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을 되새겼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하나님께서 인구가 적은 지역까지 시온을 세워주신 뜻이 점차 깨달아집니다. 찾아서 살리고 돌봐야 할 영혼이 많아서겠지요. 앞선 식구들에게도 그 과정에서 믿음을 더 굳게 세워주시고 복음 정신을 일깨워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진안 시온이 막 세워졌을 당시, 복음을 위해서 뭐든지 하겠다는 열의가 가득했으나 눈앞의 현실에 잠시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예배 준비에서부터 성전 관리, 전도, 식구 방문에 이르기까지 일손이 턱없이 부족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하나님께서는 한 식구 한 식구가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연륜이 있는 식구가 지혜를 발휘하고, 젊은 식구가 열정적으로 뒤를 받치며 자리를 잡아간 것 같습니다.
특히 식구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하나님의 뜻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진안 식구들은 예배를 드리려면 진안에서 전주까지 자가용으로 40분 정도, 대중교통으로 1시간 반이 넘게 걸려 가야 했습니다. 집과의 거리가 멀어 시온에 자주 발걸음하지 못해 외롭게 믿음을 지키던 식구들은 이제 마음껏 시온에 모여 형제자매 간에 도타운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가족이나 이웃들에게 가까이 있는 시온을 소개하고 복음 전하기에 힘씁니다.
진안 면적은 전주의 세 배가 넘을 정도라 아직도 저희가 가볼 곳이 많습니다. ‘어디서 어떤 하늘 가족을 만나게 될까’ 하는 기대로 날마다 설렙니다. 복음을 위해 열심히 일할 기회를 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와 동행하며 진안 구석구석까지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완수하겠습니다.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하신 하나님 말씀대로 곁에 있는 식구들을 정성으로 보살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