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Menu

천국 복음이 온 세상에

연합하고 인내한 뒤에

2023.062468
  • 글자 크기



  • 서유럽 중앙에 위치한 스위스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입니다. 공용어만 4개인 데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곳이라서인지 올 초,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난 저희 단기선교단의 구성원도 조금 특별했습니다. 한국의 대학생, 독일 현지인 목회자,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유학생, 미국 식구들까지. 각국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스위스에 도착한 지 며칠 되지 않아 복음을 도우시는 하나님의 축복을 빠르게 체감했습니다. 베트남 국적의 부녀분이 그간 고향의 지인과 온라인으로 성경 공부를 이어오다 마침내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입니다. 스위스 시온 건설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 듯했습니다.

    스위스 복음에 박차를 가하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취리히 번화가, 관광지, 대학가에서 진리를 전했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거나 성경을 잘 모른다며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성경 속 하늘 어머니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하고 놀라 성경을 더 공부해 보고 싶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편한 언어로 된 성경으로 똑같은 구절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쯤 흘러, 이웃 국가 독일의 뮌헨과 슈투트가르트교회 식구들이 지원을 왔습니다. 단 이틀뿐이었지만 저희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자 기회였습니다.

    연합 전도 첫날은 유달리 추웠습니다. 간밤에 내리던 눈발이 아침까지 이어지고, 칼바람이 매섭게 불었습니다. 날씨와는 반대로 복음을 향한 열정은 뜨거웠습니다. 기차를 타고 취리히에 먼저 도착한 슈투트가르트 식구들과 함께 기차역 주변에서 곧장 전도를 시작했습니다. 연이어 도착한 뮌헨 식구들까지 가세해 기차역 인근 거리를 비롯한 대학가까지 고루고루 진리를 알렸습니다. 그 시각 숙소에서는 성경 세미나가 한창이었습니다. 시온 안팎에서 복음이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에 들뜬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스위스에 모인 각국 단기선교단의 전도 열의는 대단했습니다. 특히 뮌헨에서 온 새 식구 자매님은 작년 9월에 뮌헨을 방문한 미국 단기선교단을 통해 진리를 영접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전도하는 내내 힘든 기색 하나 없이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진리를 왜곡하는 사람을 만나면 성경을 근거로 당당히 대응하는 모습에, 이곳 스위스에서 자매님과 같은 영혼을 반드시 찾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독일 식구들이 이틀 동안 열심히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돌아간 뒤, 바로 2차 연합 전도가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오스트리아 빈 시온의 현지인 목회자와 한국인 식구가 사흘간 함께했습니다. 2차 연합 전도 역시, 비록 처음 만난 사이일지라도 하늘 어머니를 향한 사랑과 유럽 복음에 대한 진심으로 똘똘 뭉칠 수 있었습니다.

    뭉친 만큼 기운은 넘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많은 사람과 여러 차례 성경 공부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결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금방이라도 하늘 가족을 다 찾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유럽 복음은 찾고 또 찾고, 참고 또 참아야 한다던 말이 실감났습니다.

    진리를 궁금해하는 사람들과 다행히 거의 매일 성경 공부가 진행됐고, 단기선교 마지막 주에 열린 한국 문화 체험 행사와 성경 세미나에는 10명 가까운 현지인이 참석했습니다. 귀국 전날이자 마지막 안식일에도 여러 명이 성경을 공부하거나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말라고 저희를 격려해 주시는 듯했습니다.

    초조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할 수 있다”라고 서로 응원하며 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안식일 저녁 예배가 끝난 뒤, 고대하던 열매 소식이 마침내 들렸습니다. 이날 새 생명의 축복을 받은 일레니아 자매님은 모두 한마음으로 연합하여 허락받은 인내의 결실이었습니다.

    일레니아는 한국 단기선교단 자매님과 오스트리아 빈 시온 집사님이 기차역 부근 번화가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한국에서 온 대학생이라고 하자, 그녀는 한국어로 친구와 연락하는 문자메시지 화면을 보여주며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나중에 말하길, 한국인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저희를 만나게 되어 운명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후 한국 문화 체험 행사에 참여했고, 지인의 생일 파티도 뒤로한 채 성경 세미나가 끝난 시각에 직접 간식을 들고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날 일레니아는 미국 자매님과 영어로 더 깊이 있게 성경을 살폈습니다. 그 옆에서 다른 식구들도 그녀를 살뜰히 챙겼고요. 자신을 향한 식구들의 정성에 마음 문이 활짝 열린 일레니아는 마지막 안식일 오후와 저녁 예배를 함께 드렸습니다.

    일레니아는 성경을 공부하고 진리를 확신하자마자 그 믿음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십자가가 우상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듣고는 몸에 지니고 있던 십자가 액세서리를 다 빼버렸고 앞으로 성호도 긋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안식일에는 무조건 시간을 비우겠다고도 했습니다.

    사실 가톨릭 신자였던 일레니아는 참 하나님을 영접하기까지 진리와 기존 종교 사이에서 한참을 갈등했습니다. 그녀가 미국 식구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저희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한 자매님이 다급히 달려와 말했습니다.

    “침례 받으신대요!”

    그간 참아온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기다린 끝에 하나님께서 새로운 하늘 가족을 이곳 스위스에서 만나게 해주신 것입니다. 침례 예식이 진행되는 내내 일레니아는 싱글벙글이었습니다. “이제 ‘자매님’이라고 부를 수 있어 행복해요”라고 했더니, 자매님은 “나도 기뻐요”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기쁜 소식은 스위스를 넘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도 전해졌습니다. 침례 예식이 끝난 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독일 뮌헨과 오스트리아 빈 교회의 깜짝 축하 영상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화면 너머로 “위 러브 일레니아!”를 외치는 각국 식구들을 보며 환히 웃던 자매님의 표정이 잊히지 않습니다.

    자매님을 근처 기차역까지 배웅하던 길, 3주간 어두컴컴하기만 했던 밤길이었는데 이날만큼은 보름달이 환했습니다. 밝은 보름달과 무수한 별들이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우리를 지키라고 보내신 수호천사 같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3주 동안 하나님께서는 저희를 기다려주신 것 같습니다. 진정한 인내를 깨우칠 때까지, 하나 되어 온전히 연합할 때까지. 저희에게 필요한 것은 ‘왜 안 되지?’ 하는 초조함이 아니라, 언젠가 하나님께서 반드시 축복을 주시리라는 확신 속에 끝까지 인내하는 아브라함 같은 믿음이었습니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복음에 임하든지 이 깨달음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복음의 결실을 이루기까지 인내와 연합을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
    더 보기
    뒤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