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시작하며 어머니께서 “연합하면 유럽 복음이 잘될 것입니다”라고 축복해주셨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어머니 말씀이 이곳 동유럽에서 그대로 실현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작년 봄, 한국에서 선지자의 사명을 감당하다 동유럽 국가인 체코에 왔을 때만 해도 유럽 복음의 장벽은 매우 높아 보였습니다. 진리 말씀을 알아보려 하기보다 자신의 지식과 논리를 내세워 논쟁하려 하는 사람들이 안타깝고, 복음의 결실을 보기 극히 어려운 현실에도 체코에 장기간 머물며 시온을 돌봐온 한국 식구들과 복음에 힘쓰는 현지 식구들이 고맙고 안쓰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식구들에게 힘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하늘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선교사로서 제 고민의 답은 식구들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식구들은 ‘유럽 복음은 더디다, 어렵다’는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어머니 말씀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매일 열정을 다해 진리를 전했습니다.
복음의 자세를 바꾸자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매달 새 식구들이 찾아지더니 어느 순간부터 매주 하늘 가족이 탄생했습니다. 급기야 오랫동안 발길을 끊었던 식구들까지 시온으로 돌아왔습니다. 놀라운 결과를 목도하며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프라하에서 한 영혼 찾기도 힘들다던 식구들이 어머니 말씀과 축복에 탄력받아 체코 전역에 하나님 영광을 전하겠다며 단기선교를 계획한 것입니다.
지난 9월, 그렇게 식구들이 의기투합해 브르노 단기선교단을 결성했습니다. 브르노는 프라하에 이어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동유럽 명문대인 야나체크 음대 등 많은 대학교가 모여 있어 대학 도시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번 단기선교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브르노 인근의 슬로바키아 시온 식구들도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지역으로 떠나는 전도 여행이 두려움보다 설렘이 클 수 있었던 원동력도 연합이었습니다. 참여 인원은 10여 명. 한국, 체코, 슬로바키아 등지 출신으로, 살아온 환경과 세대가 제각각이었지만 브르노에 하나님 말씀을 전파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치자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예배 인도자가 없어 예배일을 피해 일정을 짜다 보니 브르노에 머물 수 있는 날은 2박 3일에 불과했습니다. 일정이 짧은 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말씀을 전했습니다.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브르노 시민들은 처음 들어보는 어머니 하나님 진리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이내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러다 한 여성을 만났습니다. 진리를 찾고 있다던 그분은 성경으로 어머니 하나님 존재를 확인하고는 기꺼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선교 마지막 날에도 체코 식구와 슬로바키아 식구가 연합해 또 다른 영혼을 인도했습니다. 몇 달 동안 한 영혼 찾기도 힘들었던 현실을 생각하면 실로 기적이었습니다. 식구들은 “어머니께서 복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셨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단기선교 후에도 열기는 그대로 이어져 선교를 다녀온 식구는 물론이고 참여하지 못한 식구들도 이웃을 만나거나 예배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짬이 나는 대로 진리를 전했습니다. 슬로바키아 식구들도 매달 하늘 가족을 인도했고, 단기선교에 자원했던 청년들이 큰 일꾼이 되어 한국을 방문해 어머니께 많은 축복과 사랑을 받고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두 나라 식구들이 연합 단기선교를 매달 진행하자고 노래를 부른 덕분에 11월에는 2차 연합 단기선교가 진행됐습니다. 선교에 참여한 인원은 같았지만 식구들의 믿음과 각오는 몰라보게 굳건해져 있었습니다. 사정상 선교에 함께하지 못하는 식구들은 선교단을 배웅한 뒤에도 브르노 소식을 수시로 물으며 합심 기도로 정성을 보탰습니다. 그 결과 첫날 오전부터 귀한 영혼을 인도한 데 이어 총 세 명의 하늘 가족을 찾았습니다.
그중 한 자매님은 순한 양처럼 성경 말씀을 경청하고 곧바로 진리를 영접한 뒤 늦은 시간까지 말씀을 살피고 돌아갔습니다. 예배일의 축복을 깨닫고는 안식일을 지키겠다며 새벽부터 브르노에서 프라하까지 기차로 두 시간 반을 이동해 시온을 찾아왔습니다.
“여러분을 만나서 정말 행복해요.”
집으로 돌아가던 자매님이 식구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입니다. 자매님은 여러 일을 겪으며 많은 상처를 받아 지쳤을 때 식구들을 만났고, 행복해 보이는 식구들 모습에 이끌려 시온에 왔다고 합니다. 지금도 자매님은 매 예배를 빠짐없이 지키며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중입니다.
두 차례의 연합 단기선교 이후 식구들이 많이 늘어 성전이 비좁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입니다. 확연히 달라진 결실의 비결은 어머니 말씀대로 실천한모두의 연합이었습니다.
저희는 이제 3차 단기선교를 떠납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본래 한 국가였던 만큼 언어가 매우 비슷해서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으니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지요. 이번에는 일정을 6일로 늘리고 브르노에서 새 식구들과 예배도 드리기로 했습니다. 브르노에 하우스처치를 세우려고 준비하는 분들도 있으니 조만간에 브르노에 아름다운 시온이 세워졌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브르노뿐 아니라 동유럽 전체에 흩어져 있는 하늘 가족을 다 찾을 때까지 저희의 연합은 계속될 것입니다.
매서운 찬바람이 옷 속을 파고들며 온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겨울이지만 이곳 식구들의 마음은 지금이 가장 뜨겁고, 보무는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합니다. 동토처럼 영적으로 얼어붙었던 동유럽 복음 밭에 성령의 열기와 아름다운 연합으로 생명의 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유럽 복음이 잘될 것이라는 어머니 말씀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