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회에서 청년·학생부의 온라인 진리 발표 대회가 열렸다. 치열한 예선전을 치르고 6명의 본선 진출자가 가려졌다. 본선 당일, 아쉽게도 나는 일이 생겨 온라인 발표 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발표를 들었던 부녀들은 하나같이 청년, 학생들의 발표가 은혜로워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돌아온 안식일 발표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1위는 청년부에서, 2위와 3위는 학생부가 차지했다. 2위와 3위를 한 학생들은 남매지간이었다. 오빠와 여동생이 나란히 수상하는 경사를 지켜본 부모님은 얼마나 기쁘고 감사가 넘쳤을까. 특히 3위를 차지한 중학교 2학년 자매님이 너무 기특하고 대견했다.
처음 자매님을 봤을 땐 작은 꼬마였는데 언제 이렇게 커서 식구들에게 은혜를 끼치는 의젓한 모습이 됐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진심 어린 축하와 함께 자매님 집안은 어찌 이렇게 은혜롭냐며 덕담을 건넸다.
“자매님,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자매님 공부 머리는 아빠를 닮았어요? 아니면 엄마를 닮았어요?”
자녀의 지능이 주로 어머니에게서 유전된다는 염색체 연구 결과가 생각나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짜장면이 좋아, 짬뽕이 좋아?’ 처럼 유치한 이분법적 질문을 한 것이다. 자매님은 멋쩍은 웃음을 짓더니 이내 대답했다.
“제가 학교 공부를 잘 못하는 편이라 엄마 아빠 두 분 다 닮지 않은 것 같아요.”
순간 허를 찔리고 뇌 회로에 문제가 생긴 듯 사고가 정지됐다. 아직 어린 자매님인데 어디서 이렇게 깊은 겸손이 배어 나오는 것인지.
부모님 어느 한쪽을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자신을 낮춰 부모님을 높이는 자매님의 지혜로운 대답에 내 질문이 얼마나 미성숙했는지 깨닫고는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그리고 부모님을 높이는 자매님이 더더욱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내게 부족한 겸손의 덕목을 자매님을 통해 배우며 몸에 배도록 연습하겠노라고 다짐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 그 영광은 결국 자신의 것이 됩니다’ 하신 어머니 교훈이 떠올랐다. 잘한 일에도 자신을 겸손으로 낮추고 하늘 부모님의 영광과 은혜를 나타낸다면 그 모습을 보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희생으로 자녀를 키운 보람과 함께 그 마음이 얼마나 흡족하시고 기쁘실까.
분명 자신을 낮췄지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 오히려 더 큰 칭찬과 축복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어린 학생 자매님을 통해서 깨달았다. 시온의 자매님을 통해 깨우침 주시며 오늘도 바르게 자라나게 하시는 아버지 어머니께 나도 진정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