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록다운(lockdown, 봉쇄) 조치로 등교가 중지돼 대학 캠퍼스가 텅 비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외에 있는 본가로 돌아가 봉쇄령이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사이 잇달아 내린 비로 시내의 도로 양편은 물론이고 인도까지 잡초가 무성해져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할 지경이 됐습니다. 관리 당국에서 도심의 잡초 제거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듯했습니다.
시내에 머무르던 시온의 대학생들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잡초 제거 봉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저도 마스크를 쓰고 모자와 장갑, 낫을 준비해 시온 앞으로 갔습니다. 빗물을 머금은 잡초는 무척 억셌습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마스크까지 착용한 상태라 호흡이 가빴지만, 수고한 만큼 단정해지는 길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한창 잡초를 베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분들이 저희를 찾아왔습니다. 주민회 대표가 지역 인사들을 대동하고 와 “이 청년들이 아침부터 잡초를 베겠다고 자원했어요. 얼마나 부지런한지 모릅니다”라고 저희들을 소개했습니다. 곁에 있던 종합병원 의사는 “정말 훌륭한 청년들”이라며 연신 “시야봉가(Siyabonga, 감사합니다)”를 외쳤습니다. 기업체 관계자도 “거리가 정말 깨끗합니다. 멋진 사람들이네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작은 실천에는 도시를 변화시키고 봉사의 가치를 일깨우는 힘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된 것 같은 시기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