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폭력의 날을 기념해 아세즈(ASEZ,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대학생봉사단)에서 언어폭력 금지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일상에서 쓰는 폭력적인 말을 줄이고 아름다운 말로 상대를 격려하고 응원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처음 캠페인 내용을 확인했을 때 단순한 욕설만이 아니라 상대의 의견을 멋대로 판단하거나, 낮추거나, 빈정거리는 등의 표현도 언어폭력에 해당된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가장 먼저 친구들에게 캠페인을 실천했습니다. 수능을 준비하는 친구에게 “내일이면 수능이 60일 남았네. 두 달 동안 힘내고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갑자기 부드러운 말을 하면 친구가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았는데 예상외로 정말 고마워했습니다. 마냥 장난만 하던 사이가 더 깊고 진지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대학 과제 때문에 힘들어하는 또 다른 친구에게는 “매일 과제랑 발표 준비한다고 힘들지? 힘내! 내가 응원할게!”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기숙사에 들어가는 친구한테는 잘 들어가라는 인사와 더불어 꿈을 꼭 이루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답장을 받자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평소에 고맙다는 말을 얼마나 들었는지 돌이켜봤는데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이제는 주변을 세세히 살피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부드러운 말을 쓰려고 의식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제 말버릇 몇 가지를 찾았습니다. 저는 평소 친구들과 얘기할 때 친하다는 이유로 놀리는 말을 일삼았습니다. 이번에도 친구에게 무심코 짓궂게 말하려다가 ‘내가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계속 반복되면 장난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이후로 친구들에게 간단한 메시지 하나를 보내더라도 신중히 단어를 골랐습니다. 힘내자는 말을 많이 하고, 고마운 일에는 바로 고맙다고 인사했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꾸준히 하니 일상에서도 따듯한 말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었습니다.
살짝 달라진 저를 어색해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좋은 언어 습관을 가졌다고 자부했는데, 친구들의 반응을 통해 그간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언어폭력 금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 친구들도 좋은 활동 같다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캠페인 기간이 끝난 후에도 친구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을 자주 하려 노력한 결과 실제 말투도 바뀌었습니다. 친구들이 “아직도 캠페인 중이야?”라고 물어볼 정도로요. 다른 사람이 느낄 만큼 변화가 생겼다니 놀랍고 기뻤습니다.
그동안은 빈정거리는 식의 웃긴 말이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매사에 상대를 존중하며, 고마우면 고맙다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관계를 더 돈독하게 다지는 방법임을 배웠습니다. 캠페인 문구 중에 “언어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일상 속 ‘누구나’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한마디 말도 조심히 하고, 아름다운 마음은 솔직하게 표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