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 체류할 당시, 방학을 맞은 트루히요 지역 ASEZ 대학생들과 함께 트루히요국립대 캠퍼스 정화활동에 나섰습니다.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쓰레기 수거, 낙엽 쓸기, 죽은 잔디 걷어내기 등 팀을 나눠 봉사를 진행했습니다. 저희 팀은 캠퍼스 광장에서 죽은 잔디를 걷어내는 작업을 맡았습니다. 처음에는 광장을 보고 약간 당황했습니다. 잔디가 너무 푸르고 깨끗해서 여기에 죽은 잔디가 섞여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죽은 풀들이 있을까?’
작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잔디를 걷어내면 걷어낼수록 더 많은 양의 죽은 풀이 갈고리에 걸려나왔기 때문입니다. 거둬들인 풀은 커다란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우고도 넘칠 정도였습니다. 금방 끝날 거라는 생각에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는데 어느새 온몸은 땀범벅이 됐습니다. 작업을 마친 뒤 확연히 깨끗해진 광장을 둘러보니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제 믿음은 괜찮을지 궁금했습니다. 겉보기에는 파릇파릇 싱싱한 믿음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구원에서 멀어지게 하는 불순종이 가득하지는 않은지…. 광장을 가르는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다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것들은 말씀의 쟁기로 다 걷어내겠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