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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수민이 방

2026.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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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후 본가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제 방에 있던 쓸 만한(?) 물건을 싹 제 자취 집으로 옮겼습니다. 침대, 책상, 거울 등 짐을 다 빼고 나니 꽉 차 보였던 방이 휑해졌습니다. 이제 방 하나가 비었으니 엄마 아빠가 이 공간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꾸밀지 궁금하다가도, 본가에서 제 방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심 섭섭했습니다.

    예상과 달리 부모님은 제 방을 다른 방으로 바꾸지 않으셨습니다. 방 이름(?)도 여전히 ‘수민이 방’이었고요. 제가 언제든 본가에 가면 편히 쉴 수 있도록 저의 공간을 남겨두신 것입니다. 방에는 여전히 저의 사진 앨범, 졸업장, 필기 노트, 인형 등이 남아 있고 침대와 책상이 빠진 빈 공간은 화분으로 채워졌습니다. 아늑하고 편안한 데다 더 예쁜 방이 되었습니다. 변함없는 ‘수민이 방’을 보며 저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과 그리움을 고스란히 느꼈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도 사랑하는 자녀들이 속히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며 천국을 아름답게 가꾸고 계시겠지요. 그곳에 아버지께서 저를 위해 준비해 주신 ‘수민이 방’을 구경하고, 하늘 아버지 어머니와 추억을 떠올리며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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