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생각지 못한 내용을 알게 됐다. 자연 상태의 알이 나비가 될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알이 수십 수백 개라도 대부분 비바람에 쓸리거나 곤충에 먹혀 사라지고 10퍼센트 미만만 부화한다. 애벌레 중 약 10~40퍼센트가 번데기로 자라며, 그중 50~80퍼센트가 나비로 변한다. 결국 많은 알 중에 극히 일부만 나비가 되는 것이다.
일생 중 애벌레 시기가 가장 위험하다. 새, 말벌, 개미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을 잘 피해 번데기가 되면 이번엔 기생말벌과 기생파리를 조심해야 한다. 기생말벌이나 기생파리가 번데기 안에 알을 낳으면 겉은 멀쩡해 보여도 속은 파먹혀 기생충만 자라게 된다.
작은 알이 애벌레와 번데기를 거쳐 아름다운 나비로 변화한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큰 위험에 노출된다는 사실은 몰랐다.
내가 영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생각해 봤다. 나는 세상의 많은 사람 중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시온으로 나아오는 축복을 받았다. 마치 애벌레와 같았던 신앙생활 초기에는 믿음이 연약하여 온갖 유혹에 쉽게 흔들리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고 믿음이 성장하며 번데기처럼 단단한 신앙을 갖게 됐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여도 여전히 위험은 존재한다. 내가 모르는 사이 시기, 질투, 원망, 미움이나 고집이 나를 잠식하고 내 내면을 서서히 무너뜨릴 수도 있기에.
번데기가 갈라질 때라야 아름다운 나비로 변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천사의 모습으로 변화되어 하늘 본향에 돌아가는 그날까지, 죄로 얼룩지고 시기.질투로 부패한 모습이 아니라 점도 흠도 없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를 채우고 싶다. 아름다운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수 있기를 소망하며 완성품으로 변화되기까지 하나님 말씀을 부지런히 상고하고 실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