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있던 때, 소소한 취미를 만들어보고자 방울토마토 재배 키트를 구매했습니다. 설명서를 열심히 읽고 화분에 흙을 옮겨 담은 후 정성스레 씨앗들을 심었습니다.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화분을 두고 씨앗이 싹을 틔우기를 매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싹이 하나 났습니다. 그 작은 새싹 하나에 무척 기뻐서 사진도 열심히 찍었습니다. 씨앗 여러 개 중 싹을 틔운 것은 하나뿐이지만 새싹은 무럭무럭 자라 가지도 많이 뻗었습니다.
‘이제 저 많은 가지에 방울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리겠지?’
기대를 한껏 안고 더욱 열심히 물을 주었습니다. “잘 자라라. 주렁주렁 열려라”라며 혼잣말로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잠잠하던 가지에서 마침내 열매가 열렸습니다. 단 하나, 제 엄지손톱만 한 크기로요.
처음에는 초록색이던 열매가 어느새 새빨갛게 익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주렁주렁 열린 방울토마토를 가족과 나눠 먹는 것이었지만, 아쉽게도 사정상(?) 한 개뿐인 방울토마토를 아빠에게 드리기로 했습니다. 화분에 씨앗을 심고 새싹이 자라는 동안 항상 사진을 찍어 아빠에게 자랑했기 때문입니다.
그날 저녁 바로 아빠에게 방울토마토를 건넸습니다.
“아빠, 드디어 방울토마토가 열렸어요! 근데 한 개예요. 얼른 드세요!”
“와, 드디어 열매가 열렸나 보네. 딱 하나 열린 걸 아빠한테 주는 거야? 먹어도 되는 건가?”
“그래서 더 의미가 큰 거예요. 제가 정성스럽게 키운 거니까 얼른 드시고 맛이 어떤지 알려주세요!”
아빠는 조금 망설이다가 방울토마토를 한입에 넣었습니다.
“정말 달다, 맛있어!”
활짝 웃는 아빠를 보며 저도 웃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하나뿐인 방울토마토라도 아빠에게 보여주며 제가 직접 키웠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맛은 아빠만 아시지만, 설령 맛이 없었더라도 아빠는 맛있다고 해주셨을 겁니다. 제가 방울토마토를 열심히 키운 과정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도 그러시지 않을까요. 저희가 복음에 들이는 정성과 과정을 모두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작고 미약한 결실에도 기뻐하시며 그 수고를 치하해 주십니다. 그럴수록 더 많이 노력해 풍성한 결실을 안겨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키웠던 방울토마토보다 백배 천배는 큰 열매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