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시온 식구들이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루스텐버그로 한 달간 단기선교를 다녀왔습니다. 루스텐버그에 사는 하늘 가족들은 각자 처한 곳에서 홀로 규례를 지켜오다 최근에야 하우스처치가 마련돼 함께 모여 예배드리게 되었습니다. 직장 일이 바쁜 와중에도 식구들을 보살피며 하우스처치를 운영하는 식구와, 오랜 시간 외롭게 믿음을 지켜야 했던 식구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루스텐버그에 있을 하늘 가족을 찾기 위해 프리토리아 식구들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풍족해 보였던 도시의 첫인상과 달리 루스텐버그는 단수나 단전이 잦았습니다. 저희가 루스텐버그에 머무르던 중 2주 정도는 비가 내렸고 비가 오지 않을 때는 3일간 물이 끊겨 물탱크에 모아둔 물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전기와 물이 동시에 끊기는 바람에 찬물로 샤워한 날도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불편한 상황에도 선교단원들은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전기가 끊어져 깜깜한 밤에는 휴대폰 불빛을 의지해 늦게까지 성경을 살피기도 했습니다.
선교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리 말씀에 관심을 가지는 분을 만났지만, 며칠 뒤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접하고 마음 문이 닫혀 버렸습니다. 성경 공부를 할 때마다 이분이 하늘 가족이리라 생각하고 정성을 다했기에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났습니다. 그분을 다시 찾아갔지만 이미 외출해 만나지 못했고 전화를 걸어도 자신에게서 멀어져 달라는 냉담한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안타까움을 품은 채 돌아오는 길, 한 어르신이 저희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여기에 머물면서 무엇을 하고 있냐고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러 왔다고 하니 자신도 꼭 성경 공부를 하고 싶다며 다음 날 하우스처치로 오겠다고 했습니다.
약속대로 다음 날 오전에 찾아온 그분에게 진리를 알렸습니다. 성경의 안식일은 토요일이지 일요일이 아니라는 내용을 살핀 뒤, 그분이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지키라 하셨으니 당연히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도 안식일을 지키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규례를 마음에 새긴 그분은 안식일 이른 아침, 예배를 드리러 프리토리아 시온으로 향하는 저희와 동행했습니다. 시온에 도착해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앤드류 형제님은 안식일을 지키는 축복도 받았습니다. 형제님은 이후에도 규례를 지키며 꾸준히 성경 말씀을 살폈습니다.
단기선교 마지막 날 새 생명의 축복을 받은 리코나 형제님도 진리를 궁금해하며 저희에게 먼저 다가왔던 분입니다. 안식일에 직접 시온을 찾아와 성경을 살핀 형제님은 배우는 말씀마다 즉시 순종했습니다. 안식일을 깨닫고는 일요일에 예배드리는 교회에 발길을 끊고, 우상에 대한 하나님의 가르침을 살폈을 때는 걸고 있던 십자가 목걸이를 바로 뺐습니다. 두 형제님을 보면서 “열심히 전도하면 진리의 빛을 보고 사람들이 먼저 다가올 것”이라고 하신 어머니 말씀을 실감했습니다.
오랜 기간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사람들은 말씀을 잘 들어주지 않았고 저 또한 비를 피해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곤 했습니다. 스스로 자책하다 문득 하늘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천국의 행복했던 삶을 기억하시는 어머니께서는 얼마나 쉬고 싶으실지, 얼마나 천국에 가고 싶으실지 생각하니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나약한 자녀여서 어머니께 죄송하고, 이런 자녀라도 복 주시려 복음에 동참케 해주신 은혜에 감사했습니다.
단기선교를 마친 뒤에도 선교 기간 만난 사람들과 연락을 이어가며 공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곧 하나님 품으로 나아와 장차 루스텐버그 시온을 지탱하는 기둥 같은 복음 일꾼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루스텐버그에서 보낸 한 달은 자녀들을 세세히 보살피시는 아버지 어머니의 관심을 체감한, 선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복음을 전하다 마음고생한 자녀를 결실의 큰 기쁨으로 위로해 주시고, 힘들어 주저앉으려는 자녀들에게 당신이 먼저 겪으신 희생을 일깨우며 일으켜 주셨습니다.
편한 여건에서 복음 전할 때는 그 사랑과 희생을 온전히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 힘든 일, 어려운 일을 마주할 때 왜 감사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시련을 이겨나가는 과정에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축복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어렵고 힘들수록 더욱 하나님께 감사하며 천국 복음 완성을 위해 날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