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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마음과 정성을 다해

2025.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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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온 식구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감동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노년부 식구들의 모습에 마음이 울컥하기도 합니다.

    딸의 인도로 시온에 발걸음하게 된 어르신이 있습니다. 건강 문제 때문에 자주 시온에 오실 수는 없지만 안식일에 예배를 드리러 오면 아이처럼 설레어하십니다. 하루는 하나님의 말씀을 더 알고 싶어서 성경을 창세기부터 읽었는데 잘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하시기에 ‘내 양을 먹이라’ 교재를 활용해 진리를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어르신은 “그렇지! 아버지가 있으면 어머니도 있어야지”, “그래, 십자가 숭배는 우상숭배네” 하며 말씀을 받아들이셨습니다.

    한번은 예배 때 필요한 기도문을 적어드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 외웠다고 하셔서 깜짝 놀라는 제게 어르신이 말씀하셨습니다.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 기도만 했지. 그랬더니 금방 외워지던 걸?”

    얼마나 기도하셨는지 여쭈니 매일 15번 이상은 들여다보고 읽으신 것 같더군요. 지난해 말에는 그동안 한 번도 지키지 못한 유월절을 꼭 지키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하셨습니다. 어린아이같이 하나님을 찾는 어르신을 보며 스스로 많이 반성했습니다.

    따님과 함께 예배를 드리러 오시는, 또 다른 어르신도 그렇습니다. 두 손을 곱게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무슨 기도를 저리 간절히 하실까 묻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새노래를 부를 때는 손가락으로 가사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정성껏 부르십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은 저렇게 극진히 불러야 하는구나 싶을 만큼 한 소절 한 소절에 마음을 담으십니다. 손녀뻘 되는 제게도 늘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하시고, 복 많이 받으라고 두 손을 꼭 잡아주실 때면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모하고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려 애쓰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저는 학생 때 진리를 영접해 인생의 꽃 같은 시간을 시온에서 보냈습니다. 청년 시절에는 ‘복음의 주인공’이라는 엄청난 타이틀을 가져보기도 했지요. 당시는 해외 선교를 나가고 전도에 앞장서고 큰 행사에 참여하는 등 뭔가 거창한 일들만 복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녀부 생활을 하면서도 ‘지금 이 시대에 청년 활동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요.

    예배 한 번, 기도 한 번, 찬송 한 번을 소중히 여기며 정성을 쏟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저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어떤 위치에 어떤 모습으로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을 마음 깊이 사랑하고 앙망하는 믿음이 복음의 핵심이요,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모습임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의 일이라면, 복음 완성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정성 다해 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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