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아들이 경주에 있는 직장에 취업했다. 잘 적응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해서 경주로 내려갔다. 경주는 신라 천년고도의 도시다웠고, 고즈넉하면서 아름다운 자태의 나무들이 나를 반기는 듯했다. 그중에서도 곧게 뻗은 웅장한 소나무를 보면서 새삼 소나무의 멋을 알게 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소나무 표면에 마치 물고기 비늘 같은 모양의 조각들이 참 아름답게 배열되어 있었다. 아래쪽 굵은 기둥은 크고 깊고 반듯한 모양이 일정하게 배열되었고, 위쪽으로 갈수록 작은 조각 모양이 제각각이었다.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보니 그 모양들이 매우 신기했다.
조경을 전공한 아들이, 소나무의 나이가 많고 오래될수록 조각이 크고 깊고 일정한 모양을 띤다고 알려주었다. 한마디로 세월이 오래된 소나무의 훈장인 셈이다.
너무나 아름답게 옷을 입은 소나무를 보면서 우리들도 신앙생활에서 세월이 오래될수록 바다 같은 마음, 깊은 우물 같은 마음, 세상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은 마음이 된다면 어머니의 아름다운 세마포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 또한 엘로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자녀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