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저와 같은 날 새 생명의 축복을 받은 딸이 있습니다. 영적 쌍둥이인 딸이 저보다 복을 더 많이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늘 간절합니다.
아장아장 걸어 다니던 딸이 어느새 유치원을 졸업해 초등학생이 되었고 그동안 동생도 생겼습니다. 아직 어리지만 함께 시온의 향기도 나누고 시온 소식도 공유하며 외롭지 않은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든든한 믿음의 동반자입니다.
어느 날, 시온에 성가대 오디션 공고가 붙었습니다. 공고문을 본 딸이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성가대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안식일 예배 때마다 성가로 많은 은혜를 받고 회개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제가 성가대에 지원한다는 것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아이의 말이 당혹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엄마로서 매사 최선을 다하는 본을 보이고 싶어 오디션에 참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디션 당일, 딸은 한껏 기대하는 표정이었지만 저는 할 수만 있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가고픈 심정이었습니다. 새노래를 평소에 많이 듣고 또 따라 부르기는 했어도 식구들 앞에서 혼자 노래를 부른다는 부담감에 노래를 부르는 내내 목소리가 사시나무 떨듯 떨렸습니다. 제 차례가 끝나자마자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갔습니다. 그래도 엄마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좋은 교육이 되었을 거라 위안하고 당연히 떨어졌으리라 생각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은혜였습니다.
기초가 없던 저는 성가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피아노 건반 하나하나를 꼭꼭 눌러가며 음을 잡고 틈만 나면 악보를 펼쳐서 연습했습니다. 성가대 식구들도 연습 때마다 실수를 품어주고 응원해 준 덕에 안식일 찬양을 준비하는 시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하루는 안식일 오전예배가 끝나고 복도를 지나가는데 한 어르신이 저를 부르시더니 제 손을 잡으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성가가 너무 은혜로워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서….”
목이 메는지 차마 말을 끝맺지 못하고 뒤돌아서는 어르신의 모습에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한 동시에, 찬양 선지자로서 사명감이 더 묵직해졌습니다.
기본 발성도 모르는 제가 찬양 선지자로서 하나님께 찬송을 올리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끼며 더욱 기도와 연습에 매진했습니다. 예배 시간에 하나님께 찬양을 올리기까지 수없이 불러보면서도 처음에는 음정 박자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성가 모임 때 들은, 곡에 대한 느낌과 분위기 또는 떠올려야 하는 장면을 눈을 감고 그려보았습니다. 그렇게 눈을 감고 새노래를 부르며 무거운 돌 짐 지신 아버지 뒷모습도 가까이서 바라보았고, 늘 인자한 미소 뒤에 감추어진 어머니의 아픔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가슴이 아리다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새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잠들어 있던 제 영혼을 흔들었고, 그 울림을 영혼이 기억하는 듯 천상을 그리워하며 깊은 회한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해외복음 완성의 메시지를 담은 성가곡 “세계로 나아가자(Let’s go to the world)”를 영어로 불렀을 때는 식구들의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분위기는 밝고 힘찬 곡이지만 감동으로 눈물짓는 모습을 보며 성가대를 왜 찬양 선지자라 부르는지 알 듯했습니다.
그 무렵 해외복음이 어느 누구에게 국한된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 깨달은 많은 식구들이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망설이던 영어 공부에 용기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단어를 외워가며 영어 발표를 준비하는 식구들의 모습에 제 가슴까지 뜨거워졌습니다. 식구들이 해외복음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데 영어 찬송이 조금이나마 일조했다고 생각하니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새노래로 천상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신 아버지 어머니, 찬양 선지자로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